집밥족 늘자 '소스' 내놓는 식품업계...유망 신사업으로 우뚝

2024-10-17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외식 수요가 줄고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이른바 '집밥족'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소스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소스는 가정간편식(HMR)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불릴만큼 성장성이 있는 사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어 많은 식음료 기업들이 앞다퉈 '소스전쟁'에 참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기존 소스 제조사뿐 아니라 라면 업체 등 식음료 영역 내 여러 기업들이 잇따라 소스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스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세에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소스시장 규모는 2019년 1조 3700억 원, 2020년 2조 원, 2022년 2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 국내 소스시장 규모가 3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스시장의 확대 추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소스시장 규모는 2020년 502억 9800만 달러(한화 약 67조 1679억 원)에서 지난해 584억 2000만 달러(약 78조 141억 원) 수준까지 커졌다.

이처럼 소스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것은 외식 대신 집에서 밥을 해먹는 '집밥족'의 증가와 연관이 깊다고 업계는 판단한다. 게다가 소스류는 HMR의 대중화와도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어 소스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집에서 식사를 하는 집밥족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엔데믹을 맞은 후에도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집밥 수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다수의 식품 기업들은 미래 신사업 먹거리로 소스 제품을 낙점하고 제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차기 주력 사업을 소스로 정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불닭소스를 중심으로 소스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불닭소스를 1000억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양식품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소스·조미소재 매출은 전년보다 36% 증가한 290억 원을 기록했다.

대상도 김치, 김, 간편식과 함께 소스를 4대 글로벌 전략 카테고리로 선정하고 제품군을 대폭 확대하며 한국 전통 장류를 활용한 소스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역시 회사의 4가지 핵심 경영 키워드 중 하나를 ‘소스’로 정했다. 소스 브랜드 ‘K1 KYOCHON’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한 뒤 국내산 청양고추를 활용한 ‘K1 핫소스’ 3종을 세계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소스 제품은 부수적인 사업 제품 정도로 인식된 측면이 있었지만 최근 몇 년을 거치며 주력 사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의 소스 제품은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 결부돼 저당·저칼로리 상품 출시가 도드라지고 있다. 이를 찾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틈새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원홈푸드에 따르면 비비드키친의 저당 소스류 지난해 매출 규모는 약 70억 원으로 전년(약23억 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2020년 첫 상품이 출시된 이후 소스 매출은 매년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비드키친은 동원홈푸드가 2020년 출범한 B2C용 소스·간편식(HMR) 전문 브랜드로 저당·저칼로리 소스를 주력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따로 협찬이나 광고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연예인들이 노출해줄 정도로 젊은층에서 큰 인기를 끄는 제품”이라면서 “쿠팡이나 컬리, 네이버 등 주요 판매처에서 항상 1위를 하고 있다. 앞으로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당 소스가 인기를 끌자 오뚜기도 지난해 말 처음으로 저당 케첩을 출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저당류 기준에 맞춰 기존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당 함량을 낮췄다.

팔도는 신규 소스 브랜드 ‘디오니소스’를 론칭하고 신제품 4종을 선보였다. 디오니소스는 저당, 저칼로리, 식물성 콘셉트의 건강 지향 소스다. 롯데웰푸드는 요리소스 브랜드 ‘요리킥’을 리뉴얼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식의 맛을 책임지는 K-소스 역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당과 나트륨을 낮춰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국내 소비자 뿐 아니라 글로벌의 입맛까지 고려한 소스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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