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如是 奚而不喪(부여시 해이불상)

2025-04-27

공자가 위나라 영공의 무도함을 말하자, 노나라의 권신인 계강자가 “무도함이 이와 같은데도 어찌 지위를 잃지 않나요?”하고 물었다. 공자는 영공을 보필하는 신하들을 들추며 “중숙어가 외교를 맡고, 축타는 종묘를 관리하며, 왕손가는 군대를 잘 통솔하니 어찌 망하겠소?”라고 답했다. 왕인 영공이 비록 무도하지만 신하들의 보필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지 않음을 설파한 것이다.

흔히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을 쓰곤 한다. 어떤 인물을 등용하느냐는 ‘인사’에 따라 ‘만사’가 형통할 수도 망할 수도 있음을 꿰뚫은 명언이다. ‘인인성사(因人成事)’라는 말도 있다. ‘사람으로 인하여 일을 이룬다’는 뜻이다. 사람 하나가 제구실을 다 해서 나라를 구할 수도 있고, 제구실을 못 해서 나라를 망칠 수도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인재의 역할을 시험하고 있는 아슬아슬한 시험장인 것 같다. 곪고 썩은 인사의 폐해가 연쇄적으로 터지고 있다. 이러함에도 망하지 않으려면 역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국민이 눈을 똑바로 뜨고 구국의 바른 인재를 찾아내고 또 길러야 할 때이다. 이왕에 터진 혼란을 계기로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새살이 돋게 하는 전화위복을 실현할 바르고 유능한 인재의 출현을 간절히 빈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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