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챗지피티에’와 ‘챗지피티에게’

2025-07-06

인공지능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왔다. 챗지피티,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인공지능 챗봇은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질문에 막힘없이 답한다. 입력된 자료만 보여 주는 수준이 아니다. 시와 소설, 논문도 쓴다. 번역과 통역을 해 주고, 행사 일정도 짜 준다.

각종 매체엔 챗지피티 등과 관련한 소식이 넘쳐난다.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우리 삶은 어떻게 변하게 될지, 경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얘기들이다. 그런데 사물이고 물건이어서 챗지피티에 ‘출시’라는 말을 붙이지만, 돌·기계 같은 무정물을 대하듯 하지는 않는다. 사람이나 동물 등 유정물에 오는 조사 ‘에게’를 붙이고, ‘물었다’는 서술어를 사용한다. “챗지피티에게 물었다” “챗지피티가 답했다”는 문장이 흔히 오간다. 일상에선 ‘챗지피티한테’라고도 한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챗지피티를 인간처럼 대한다. 그러지 않았다면 ‘에게’ 대신 무정물에 오는 ‘에’를 붙였을 것이고, ‘물었다’ 대신 ‘입력했다’ 같은 표현을 썼을 것이다. ‘답했다’는 말은 챗지피티가 사람처럼 판단하고 있다는 걸 전제로 한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컴퓨터가 답했다”는 표현은 하지 않는다. 컴퓨터는 감각이 없는 무정물로, 챗지피티는 감정이나 의지가 있는 유정물로 대하고 있는 것이다.

“챗지피티에 물었다”는 표현이 없는 건 아니다. 의도적인 것으로 보이는 ‘챗지피티에’도 있다. 무정물이란 의식의 확실한 표시다. 인격을 부여한 건 아니지만, 더 쓰이는 건 ‘챗지피티에게’다. 그렇다고 ‘에게’가 더 적절하다고 답하긴 어렵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