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동성 부부로서 첫 임신 소식을 알렸던 김규진(33)·김세연(36)씨를 향해 성희롱성 댓글을 단 누리꾼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성범죄 전과자가 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2단독 이민영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2023년 6월 전북 익산의 한 공장에서 휴대전화로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김씨 부부 관련 기사에 “둘이 XX XX 하겠지?? 드럽다”라는 댓글을 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댓글은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유발하는 내용으로 판단됐다.
A씨가 댓글을 단 기사는 국내 최초로 동성 부부의 임신 사례가 공개됐다는 내용이었다. 김씨 부부는 2019년 미국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같은 해 11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한국에서도 혼인신고를 시도했지만 ‘현행법상 동성 간 혼인은 수리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벨기에 난임병원에서 기증 정자로 인공수정을 거쳐 2023년 8월 30일 첫 딸을 얻었다.
당초 검찰은 A씨를 약식기소했고, 법원도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으나 A씨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이 열렸다. A씨 측은 해당 댓글을 단 사실은 인정했지만 “다른 사람의 댓글을 비판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지 피고인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가 비판하고자 했다는 타인의 댓글은 "너희들끼리 XX XX 살지, 왜 아이를 갖는 거지?"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적은 댓글 내용상 객관적으로 다른 사람의 댓글을 그저 인용했거나 비판하는 의미가 아니었고, 오히려 해당 댓글에 동조하는 내용으로 해석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A씨의 댓글이 성적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일으키기 충분한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수단,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했다”며 “동종 전과가 없는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검사와 피고인 모두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다.
김씨 부부를 향한 악성 댓글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또 있다. 2023년 6월 B씨는 두 사람 관련 기사에 “와 XX 토 나온다”, “니들은 한국이랑 연관돼서 살지 마라”, “X나 소름 돋는다” 등 모욕성 댓글을 달았다가 재판에 회부됐다.
B씨는 검찰로부터 약식기소돼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후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지면서 지난 6월 말 법원은 공소 기각 결정을 내렸다. 모욕죄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피해자들이 검사의 약식명령 청구 이후 피고인(B씨)과 원만히 합의했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고, 추후 민형사상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담긴 처벌불원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