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선 의원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관리 부실하고 공관 쌈짓돈처럼 쓰여”

2024-10-14

3년치 10개 대사관 점검 결과, 26.5% 해외인사 접촉 후 면담 내용 미기재

대사관 배우자 모임, 자료구입비, 부동산 중개인 오찬 등에 오집행

해외 주요 인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외공관에 배분되는 ‘외교네트워크 구축비’가 수년째 유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양천을)이 외교부 내부 시스템인 ‘주요인사접촉관리시스템’을 통해 10개 대사관을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인사 접촉 건수 약 5천 건 중 27.1% 인 1,393건은 제목만 있고 면담 내용은 단 한 글자도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영국 대사관의 경우 366건 모두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고, 일본의 경우에도 972건의 인사 접촉 건수 중 내용이 기재된 것은 26건에 불과했다.

외교부 자체 훈령인 「각국 주요 인사 관계자료 관리규정」에 따르면, ‘재외공관의 각 직원은 해당 업무와 관련된 주요 인사에 관한 자료를 계속 수집하여 본부(기획조정실)에서 제공한 ‘주요인사접촉관리시스템’에 입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다.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사용 내역 중에는 용도와 다르게 집행된 사례도 드러났다. 이용선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부 공관에서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를 대사 배우자 모임의 회비나 공관 소유 카드의 연회비를 내는 데 쓴다거나, 단순 자료 구입, 부동산 중개인과의 식사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안유지 사업 및 비공개 정보수집 업무, 주요 인사 친한화 등 사업의 목적과 맞지 않는 사례일 뿐더러, 특히 민간인 신분인 대사 배우자의 외교 네트워크 구축비 사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이용선 의원은 “외교 역량을 키우기 위해 사용돼야 할 외교네트워크 구축비가 여전히 부실하게 관리되고, 일부 공관에서는 쌈짓돈처럼 사용된 것이 드러났다”면서 “재외공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는 2019년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접촉한 주요 인사 관련 기록을 주요인사접촉관리시스템에 입력 누락하는 일이 없도록 외교네트워트 구축비 집행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하라는 주의를 받았으며, 2021년 언론을 통해 공관장 배우자 모임 회비 납부 사례가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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