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이 없다"...쿠팡이츠, 배민 제치고 앱 신규 설치 '1위'

2024-10-14

【 청년일보 】 배달 플랫폼업계에서 쿠팡이츠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쿠팡이츠의 확대된 시장 장악력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제치고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설치 1위를 기록하며 배민에 대한 거침없는 추격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쿠팡이츠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라면서 "쿠팡의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업계를 장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쿠팡이츠는 올해 초부터 쿠팡을 등에 업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그 시작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무료 배달'이다. 당시 쿠팡이츠는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을 시작하며 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쿠팡이 고객 배달비를 100% 부담하는 형태로, 쿠팡의 자본력이 없었다면 제공하기 어려운 서비스다. 현재 쿠팡이츠는 이를 자사의 가장 큰 강점으로 내세우며 집객에 나서고 있다.

쿠팡이 무료 배달을 시작하자 배민은 '알뜰배달'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는 한편, 9월부터 구독형 멤버십 '배민클럽'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배민은 여전히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지만, 배민에 대한 업계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배민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무료배달, 구독형 멤버십 등 배달 플랫폼업계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쿠팡이츠라는 점에서 배민 측이 위기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서도 쿠팡이츠의 든든한 '뒷배'로 역할하고 있는 쿠팡의 자본력을 따라잡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이 깊을 것"이라며 "고객은 하나의 멤버십을 통해 전자 상거래(이커머스)와 배달 플랫폼에서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쿠팡이츠의 약진은 데이터로도 입증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4월 약 684만명에서 지난달 약 836만명으로 22.2% 급증했다. 반면, 배민은 같은 시기 약 2천174만명에서 4% 증가한 2천262만명에 그쳤다.

쿠팡이츠는 신규 앱 설치 순위에서도 배민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같은 곳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의 신규 설치는 55만건을 기록하며 배민(54만건)을 제치고 식음료 앱분야(안드로이드·iOS)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배민에서 쿠팡이츠로 이동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배달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 배민만 사용했다는 20대 소비자 A씨는 "최근 쿠팡이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라면서 "쿠팡 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는데, 배달비 부담이 너무 높아져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쿠팡이츠를 선택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30대 소비자 B씨는 "소비자 입장에서 배민이 확보한 입점업체가 더 많고, B마트 등 다양한 배달 커머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달만을 위해 별도의 구독형 멤버십을 이용하고 싶지는 않다"며 "쿠팡에서의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와우 멤버십의 압도적인 장점을 무시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쿠팡이츠가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쿠팡이츠가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만큼, 배달 중개 수수료(이하 배달 수수료)·최혜 대우 등 배달 플랫폼업계에 산적해 있는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배달 플랫폼업계의 주요 현안에 관한 논의나 행동에 나서는 곳은 대부분 우아한형제들인 경우가 많다"라며 "우아한형제들은 이해관계자들에게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소비자·라이더·자영업자 등과 배달 플랫폼업계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한편,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업계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책임과 사회적 비판을 오롯이 1위 업체가 감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쿠팡이츠도 이제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만큼 배달 플랫폼업계의 존속을 위해 적극적인 공론과 실질적 행동에 나설 책무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전문가도 "쿠팡이츠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지점은 바로 사회적 책임이라는 영역"이라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배달 수수료 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먼저 그나마 전향적인 대안을 내놓은 것도 우아한형제들 한 곳뿐"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추세를 보면 결국 쿠팡이츠가 배민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속 가능한 시장환경과 서비스 유지를 위해서는 배달업계가 풀어야 할 문제에 관해 경쟁사,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더욱 요구된다"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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