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공산당이 오는 20일부터 개최하는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고위급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이달 20∼23일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를 연다.
'중공중앙' 혹은 '당 중앙'으로 불리는 중국 최고 권력기구인 당 중앙위원회는 원래 205명의 중앙위원과 171명의 후보위원으로 구성된다. 5년 임기의 중앙위원들을 1년에 한 번 소집해 개최하는 전체회의는 정치·경제·사회 등 분야별 중대 국가 운영 방향과 당·정·군 고위급 인사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3중전회에서는 낙마한 친강 전 외교부장과 부패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된 리상푸 전 국방부장, 리위차오 전 로켓군 사령원이 중앙위원직을 잃었다. 올해 4중전회는 일단 15차 5개년계획 수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인적 쇄신 폭에도 관심이 모인다.
SCMP는 지난해 3중전회 이후 중국에서 부패 조사나 고위직 사망 등으로 최소 9명의 중앙위원 교체가 필요해진 상황이어서 2017년 이후 최대 규모 인사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고 짚었다. 한화 500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고 작년 낙마한 탕런젠 전 농업농촌부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말 1심에서 사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시진핑 국가주석(당 총서기) 주도로 당정 반부패 감찰이 매년 규모를 키우면서 금융계와 지방정부, 군사 부문의 고위급들이 잇따라 조사·수사 대상이 된 상황이기도 하다. 지난달에는 이후이만 전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이 '엄중한 기율·법규 위반' 혐의로 실각했고, 왕리샤 전 네이멍구자치구 주석과 란톈리 전 광시좡족자치구 주석, 진샹쥔 전 산시(山西)성 성장 등 지방정부 당정 최고위급도 낙마했다.
최근 수년에 걸쳐 숙청이 이어진 군부에서는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중앙군사위원)과 왕춘닝 전 인민무장경찰 사령원, 장린 중앙군사위원회 후방지원부장 등 당 중앙위원직을 갖고 있는 세 사람에 대한 처분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작년 말 갑작스럽게 사망한 위젠화 전 해관총서장(관세청장)이 맡았던 당 중앙위원직도 비어있다.
얼마 전부터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고위직들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중국군 서열 3위였던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지난 3월 11일 이후 주요 행사에 모두 불참하며 행방에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한때 차기 외교부장으로 거론됐던 류젠차오 당 대외연락부장은 7월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일각의 '구금설' 관측을 낳았다. 대외연락부는 지난달 30일 부장 교체를 공식화한 상태다. 중국의 '기술 차르'로 통한 항공·우주 전문가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은 올해 2월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