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에선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무인수상정(USV)과 차세대 전투함 등이 쏟아졌다. 전시에 참여한 국내 주요 업체들은 개발 중인 최신형 해양 무기체계를 앞다퉈 첫 공개하며 K-방산의 저력을 확인했다. 특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방산 계열사 부스를 찾아 국내외 정부 및 군 관계자를 상대로 세일즈에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김 부회장은 이날 전시 현장을 둘러본 후 한화그룹이 개최한 리셉션에 참석해 해외 정부 대표단과 군 관계자 등 100여 명을 맞이했다. 그는 “국가단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사업 환경에서 사업보국 창업정신을 깊이 되새기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국격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한화 방산 3사(한화오션(042660)·한화시스템(272210)·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미래 기술과 비전을 소개했다. 한화 방산 3사는 통합 전시관을 열고 함정-무인체계-리튬이온 배터리로 이어지는 해양 통합솔루션을 선보였다. 김 부회장은 방산 3사의 통합 역량과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며 “미래 전장 환경을 이끌 차별화된 기술력을 토대로 2030년까지 글로벌 10대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MADEX에서 전투용 무인수상정을 최초로 공개했다. 한화시스템의 무인수상정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군집운용 기술, 파랑회피 지율운항 기술, 저궤도 위성통신(LEO) 기반 유·무인복합체계(MUM-T) 통합 운용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함정의 모든 센서와 무장의 컨트롤타워인 전투체계(CMS)를 자체 개발해 수출하는 등 역량을 입증해왔다. 전투용 무인수상정에도 자사의 전투체계를 탑재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아울러 또 다른 해양무인체계인 자폭용 무인수상정도 함께 선보였다.
정 수석부회장 역시 이날 MADEX 현장에서 각국 대표단 및 기업 관계자들을 맞이한 후 HD현대 함정 사업의 미래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리셉션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무인화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양 안보를 뒷받침하는 최고의 함정을 만들 계획”이라며 “그간 축적해온 함정 건조 기술력과 미래 전장 대응 능력으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와 LIG넥스원(079550)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날 리셉션에는 양용모 해군참모총장과 닐 코프라스키 주한미해군사령부 사령관을 비롯해 페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태국, 콜롬비아, 케냐 등 7개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거북선을 설계·제작한 나대용 장군을 언급하며 “조부이신 정주영 창업자가 조선업에 영감을 받은 것을 계기로 HD현대는 총 106척의 함정을 제작하고 이 중 18척을 해외에 수출했다”고 강조했다.
HD현대는 이번 전시에서 LIG넥스원과 통합 전시관을 마련해 수출형 호위함과 AI 기반의 미래형 무인전력 전투함을 최초로 공개했다. 미래함정 콘셉트 ‘HCX 시리즈’의 진화형인 ‘HCX-25’와 AI 기반의 유·무인복합전력 기함이 될 기동형 무인전력통제함, 미래형 무인전력모함, 전투용 무인수상정 시리즈 등 해양 유·무인복합체계 개발 역량을 선보였다. LIG넥스원은 피탐 범위를 최소화한 스텔스형 디자인에 다기능레이다(MFR)를 탑재한 미래형 무인수상정 ‘해검-X’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내 방산업계가 총출동한 전시 현장에서 각 업체들은 협력 관계도 잇따라 구축했다. 포스코와 HD현대중공업(329180)은 미래 첨단함정 신소재 개발 및 실선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사는 고망간강을 함정 선체에 적용하는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HD현대중공업은 이어 해외 방산기업 레오나르도, 탈레스 등과도 수출 함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