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적 부진에 따른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눈앞으로 다가온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도 가벼운 주머니를 인증했다.
영국방송 ‘BBC’는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1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결승전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각각 2장의 무료 티켓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은 가족을 위해 최대 10장씩 추가 구매할 수 있지만 항공편과 숙박 등 나머지 비용까지 모두 스스로 지불해야 한다. 예전 같으면 구단이 모두 해결해주던 사안들이다.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더욱 박하다. 과거 직원들에게도 무료 티켓과 항공편, 숙박까지 제공하던 맨유가 이번에는 맨체스터시의 중심가에서 다 같이 결승전을 관람하는 뷰잉 파티만 열어주기로 했다. 직원당 초대할 수 있는 손님은 1명으로 제한되고, 현장에서 제공되는 음료도 2잔까지만 무료다.
결승전 상대인 토트넘이 700명의 직원 모두에게 최소한 무료 티켓 1장씩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된다. 우승 도전을 앞둔 선수와 직원들의 사기를 꺾을 만한 사안이지만, 그만큼 맨유가 돈이 없다는 이야기다.
맨유는 글레이저 가문이 2005년 인수한 이래 발생한 누적 부채와 이자 비용만 10억 파운드(약 1조 8585억원)에 달한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2013년 은퇴하면서 성적까지 추락해 빚이 더욱 늘었다.
영국의 거부인 짐 랫클리프가 맨유의 주식 25%를 인수하면서 새롭게 출발했지만 부채까지 해결하지는 못했다. 랫클리프 구단주는 일단 비용을 불이는데 몰두하면서 직원 450명을 자르고 점심을 제공하지 않는 등 극단적인 조치에 나섰는데, 이번 결승전에서 다시 한 번 냉혹한 현실을 일깨웠다.
돈을 아껴야 하는 맨유의 처지는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다. 영국에서 우승팀이라면 당연히 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한 카퍼레이드조차 계획에 없다. 맨유는 1군이 훈련하는 캐링턴 훈련장에서 바베큐 파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토트넘은 아직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우승한다면 카퍼레이드를 열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카라바오컵에서 우승한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이미 카퍼레이드를 진행했고, 리버풀 역시 5월 2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카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어 맨유의 처지가 더욱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