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시대의 지성' 이어령 사유·통찰 되짚어보다

2025-02-28

“얼음이 녹으면 어떻게 되나요”라는 질문이 있다. 대부분 “물이 된다”고 답한다. 하지만 “봄이 온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후자 쪽이었다. 특별한 것은 아닐 수 있다. 이러한 사고는 그의 생애 전체를 관통한다.

고(故) 이어령 장관의 3주기(2월 26일)를 맞아 고인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책 두 권이 나왔다. ‘이어령, 스피치 스피치(열림원)’와 ‘이어령의 말(세계사)’이다. 고인의 작고 이후 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이들은 그중에서도 정수라고 할 만하다.

‘이어령, 스피치 스피치’는 고인 생전의 수많은 강연 중 기업 경영인을 대상으로 한 아홉 편을 가려 모았다. 농림수산식품부 특강(2010), 중앙공무원 교육 강연(2009),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총회(2009), 한국표준협회 대한민국창조경영인상 시상식 특별강연(2009) 등이다. 그는 경영 방식의 변화에 앞장서야 할 이들을 향해 창조적 상상력으로 새롭게 꾸려갈 이상적인 미래를 외친다.

그의 강연의 핵심은 생명자본주의, 바이오미미크리(생체모방), 디지로그, GND(Green New Deal) 등으로 요약된다. 이들은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신 사고의 산물”이자 지금껏 없던 시대적 대위기를 맞이한 문명이 시도해야 할 패러다임 시프트이다. 산업주의와 민주주의를 넘는 새로운 ‘생명주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그리고 기업인들에게 당부한다. “창조인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 창조인을 알아주는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저는 기업에서 창조적인 최고경영자(CEO)가 나오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창조적인 두뇌와 발상을 가진 사원들을 알아달라는 겁니다.”

이와 함께 ‘이어령의 말’은 그가 평생 쓴 글들 가운데 에센스를 모은 것이다. 1970년대부터 그의 사유를 ‘사전화’하고자 하는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았으나 때 이르다는 이유로 고사했고, 작고하기 7년 전쯤부터 수백 권의 저작 중 이어령 말의 정수라 할 만한 글을 추려 한 권으로 엮기를 바랐다. 출판사 측은 “책을 완성하기까지 3년 가까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를 테면 “가치와 비전을 갖고 일을 하면 아무리 천한 일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활동이 된다. 즉 행동에 대한 해답은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라든지 “미래 학자들 말이 틀리는 이유 알아? 그들은 언제나 ‘이런 세상을 만들자’가 아니라 ‘이런 세상이 온다’고 말해. 하지만 미래는 오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야”라고 말한다.

책의 내용은 마음, 인간, 문명, 사물, 언어, 예술, 종교, 우리, 창조 등 삶의 모든 측면을 망라한다. “나를 향해 쓴 글이 다른 사람에게 가 닿아 그에게 느껴지고 그를 움직일 수 있게 한다면 그것이 곧 ‘감동’이며, 더없이 기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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