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가 충돌, 독특한 감동 만들어내
귀여운 조상 귀신들, 동양적 사고 볼거리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늘어나는 베트남 쌀국수집과 국내에 들어와서 일하는 베트남 이주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에 이르기까지 베트남은 우리에게 생각보다 가까운 나라다. 이 때문에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지만 베트남 현지에서 제작된 작품을 만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베트남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조상님이 보고 계셔'는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코믹 판타지 영화다. 동시에 귀신 영화이기도 하다. 제목만큼이나 기묘한 상상력과 유쾌한 에너지가 살아 있는 이 작품은 의외로 친숙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신세대 틱톡커 띠엔(푸옹 미 치)은 호치민에 살면서 음산한 귀신 관련 영상으로 밥벌이를 한다. 그녀가 고향으로 돌아와 조상 대대로 살아온 저택에서 귀신이 된 죽은 오빠와 마주친다. 대가족이 함께 살아온 그녀의 집은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 때문에 매물로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 띠엔이 태어날 무렵 그녀의 아버지는 차에 받혀 죽었다. 그녀를 아끼던 오빠도 성인이 되기도 전에 사고로 숨졌다.

그녀의 앞에 죽은 오빠 지아 민(후인 럽)의 혼령이 나타난다. 두 남매는 힘을 합쳐서 집을 팔려는 고모와 작은 아버지를 내친다. 그 과정에서 온갖 조상님들이 나타나서 남매를 돕는다. 결국 반세오(베트남 전통음식) 맛집이었던 띠엔의 집은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세련된 느낌은 아니다. 다소 어색하고 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숙한 느낌을 갖게하는 건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 전통 제례 문화와 대가족이 나누는 정, 젊은 세대의 현실적 고민을 코믹하게 풀어낸다. 영화 속에는 동양적 세계관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극중에 등장하는 귀신들은 귀엽고 발랄하다. 극중 주인공들도 세련되게 포장된 이미지보다는 연기와 외모에서 내추럴한 매력이 돋보인다. 그래서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영화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에게는 차츰 사라져가는 제례의식, 대가족이 한 집에서 모여사는 풍경 등 부럽게 다가오는 면도 있다. 감독: 후인 럽, 출연: 후인 럽, 프옹 미 치. 11월 27일 개봉. oks3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