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통역 담당자가 이시바 총리의 ‘구원투수’로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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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워싱턴에서 오는 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일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작은 총리(little prime minister)’라는 애칭으로 불려온 다카오 스나오(高尾直) 외무성 일미지위협정실장이 통역을 맡는다"고 전했다. 외무성 간부가 총리의 통역을 담당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다카오 실장은 아베 정권 시절 14차례에 달하는 양국 정상회담에 동석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신뢰를 받은 인물이다. 요미우리는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다카오 실장은) ‘비장의 카드’로 이시바 총리의 통역을 맡게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쿄대 법대 출신인 다카오 실장은 외무성에 들어간 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전문 통역관은 아니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저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회동을 시작으로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아베 총리의 ‘입’ 역할을 맡았다. 정상회담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의 잇단 골프 회동에도 골프 카트 뒷좌석에 동석해 아베 총리의 빠른 일본어를 영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다카오 실장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영상을 챙겨본 뒤 특유의 화법을 연구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아베 당시 총리에게 전달하며 ‘슈퍼 통역’이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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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첫 정상회담이 임박하면서 일본 내에선 미·일 공동성명 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구축한 미·일 동맹을 트럼프 정권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교도통신은 "양국 정부가 공동성명에서 ‘미·일 관계의 황금시대를 쌓는다’고 명기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비롯해 대만 유사시에 대비한 방위체제 강화도 성명문에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요미우리는 "사이버·우주 분야에서의 제휴 강화도 명기하는 방향으로 양국 정부가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중국·러시아를 겨냥해 미·일 양국이 사이버 공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고, 미사일 탐지는 물론 '킬러 위성(공격 위성)' 등에 대한 감시를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란 설명이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댜오) 열도가 미·일 안전보장 조약의 적용 대상이라는 점과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의 중요성도 이번 공동성명에 담길 가능성이 있다.
요미우리는 "정상회담 후 이시바 총리가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방향이었지만, 미국의 의향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