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은 약 1300년 동안 산중 땅속에 묻혀 있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열암곡 마애불상은 화강암(약 250×190×620cm, 무게 약 70t)의 한쪽 면을 이용해서 고부조 한 것이다. 발견 당시 불상이 조각된 암석은 경사면을 따라 앞쪽으로 넘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불상의 자세한 모습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추가 조사 작업을 통해 불상의 대좌와 양 다리, 가슴 및 어깨를 확인했으며 최근에는 상호까지 밝혀냄으로써 불상의 전체 모습을 알리게 됐다.
이 마애불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cm, 발 아래 연좌대좌가 100cm로, 전체 높이가 560cm나 되는 대형 마애불이다. 타원형의 얼굴에는 오뚝하게 솟은 코와 아래로 내리뜬 길고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도톰하고 부드럽게 처리된 입술 등이 섬세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또 4등신으로 몸에 비해 머리 부분이 크게 돼 있어 예불 올리는 사람이 마애불을 우러러볼 때의 시각적인 효과를 잘 나타내려는 점이 돋보인다.
열암곡 마애불은 8세기 후반께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삼화령 삼존불, 배리 삼체불, 석굴암 본존불로 이어지는 신라 불상의 큰 흐름을 이어가는 중요한 가치로 평가된다.
땅속에 거의 묻혀있는 상태로 약 1300년의 세월을 지내오면서도 거의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지닌 마애불의 발견은 천년을 세우는 5cm 기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문화재적 가치 이상의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경주 열암곡 석불좌상
이 불상은 경주 남산 열암곡의 절터에서 발견된 석불좌상이며 열암곡은 남산 남쪽에서 가장 큰 계곡인 백운계의 한 지류로 새갓곡 이라고도 한다.
석불좌상은 파손되어 머리 부분이 없는 상태로 주변에 흩어져 있었으며, 2005년에 불상의 머리가 발견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ㆍ정비했다. 얼굴 아래쪽이 심하게 파손됐고, 불상을 바치고 있는 대좌의 중간 받침도 새로 만들어 넣은 것이다.
양쪽 어깨를 덮은 옷은 불상의 굴곡이 드러날 정도로 얇게 표현했으며, 얕은 양각으로 새긴 옷 주름도 풍부한 부피감을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체적인 불상의 조각 기법은 경주 석굴암 불상과 비슷하며 이 불상도 통일신라 시대인 8~9세기의 불상으로 추정된다.
글 정리ㆍ사진 : 울산종합일보/신문 홍성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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