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가 환희와 아쉬움이 함께 한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팬들을 열광케 했고,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에 1승 4패로 밀리며 26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한화 돌풍의 주역인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시즌을 마친 소감과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를 2일 각각 SNS에 올렸다. 둘의 게시글은 재계약을 강력히 원하는 한화 팬들을 설레게 하는 표현이 있어 주목된다. 다만, 폰세와 와이스의 인사는 미묘한 차이도 보이고 있다.

폰세는 "가족처럼 대해준 우리 팀원들에게 감사하다. 우리 모두는 형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상대 팀으로 만난 모든 선수에게도 함께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모두들 푹 쉬고, 내년 준비 잘 하자"고 인사했다.
한화 팬들은 폰세가 "내년 준비 잘 하자"고 한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내년'이라고 한 것이 내년에도 한화 선수인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고, 모든 선수들에게 각자 내년 준비를 잘 하자는 의례적인 인사말로 해석하기도 한다.
올 시즌 KBO리그를 지배하며 최고 투수로 군림한 폰세는 이미 많은 메이저리그 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폰세가 내년에도 한화에서 뛸 가능성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폰세는 한화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패하며 시즌 일정이 모두 끝난 후 한화생명 볼파크 마운드의 흙을 기념으로 가져 갔다. 한화에서의 한 시즌을 추억으로 남기고 '헤어질 결심'을 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다.
와이스는 SNS 게시글에 "2025년은 오직 하나님만이 쓰실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한화 이글스 구단과 팀 동료들, 팬들, 모든 순간 저를 믿어줘 정말 감사드린다.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한국에서도 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준 아내와 통역에게도 고맙다"고 두루 인사했다.
그리고 와이스는 "한국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특별한 장소로 남을 것이며, 한화 최고의 시즌 중 하나에서 팀을 대표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다음 시즌에 어떤 일이 펼쳐질 것인지 기대된다. 파이팅"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와이스가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고 적은 것을 두고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고 마운드에 오르는 와이스의 모습을 상상하는 한화 팬들이 많다. 물론 와이스도 KBO리그에서 활약상으로 메이저리그 팀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한화와 재계약 여부는 미지수인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한화 팬들은 와이스가 평소 보여준 팀과 팬들에 대한 애정을 믿고, 인사말에서 남긴 '다음 시즌'이라는 말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폰세와 와이스는 올 정규시즌 무려 33승을 합작했다. 폰세는 29경기에 등판해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으로 투수 부문 4관왕(다승, 승률, 평균자책점, 탈삼진)에 오르는 압도적 기량을 보였고 시즌 MVP 수상도 유력하다. 와이스는 30경기 등판해 16승 5패 평균자책 2.87, 207탈삼진으로 폰세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쳐 막강 선발 원투펀치를 이뤘다.
가을 야구에서의 활약도 이어졌다. 특히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걸려 있었던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폰세와 와이스는 각각 선발 5이닝, 구원 4이닝을 나눠맡아 승리를 이끌며 한화를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려놓았다.
정규시즌 1위 LG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폰세가 3차전 선발로 6이닝 2실점 호투했고, 와이스는 4차전 선발을 맡아 7⅔이닝 117구 1실점 역투를 했다. 한화 불펜진이 무너지고 타선이 제때 터지지 않아 1승 4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쳤지만, 시리즈가 길게 이어졌다면 폰세와 와이스를 보유한 한화는 훨씬 멋진 승부를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폰세와 와이스는 내년 어느 곳에서 어느 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까. 한화 팬들의 관심은 계속되고, 한화의 겨울은 뜨거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