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큰손 포레스트파트너스 “벤처투자, 창업자 탐구에 달려”

2025-08-18

사모펀드(PEF) 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가 37년 역사를 지닌 중견 벤처캐피탈(VC) UTC인베스트먼트의 새 주인이 되면서 벤처투자 업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에어로케이, 제주맥주 등 유망 성장 기업을 발굴해 온 포레스트파트너스의 운용자산 규모는 68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커진다. 한승 포레스트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전적인 성향의 포레스트파트너스와 안정적 기반의 UTC인베스트먼트의 시너지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UTC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인 포레스트벤처스와 합병할 계획인데, 이 경우 벤처캐피탈 부문 운용자산 규모만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한 대표는 “이번 인수는 규모는 작지만 용감한 투자를 지향하고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포레스트벤처스에 펀드 수가 많고 국내에 안정적인 투자 시스템을 갖고 있는 UTC의 장점을 더할 기회”라고 말했다. 대상그룹 임상민 부사장의 개인 회사였던 UTC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오너 일가가 투자에 개입해 펀드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 대표는 “대기업 계열사보다 저희 같은 독립계 운용사가 더 기민하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감이 있었고, 더 나은 회사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인수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대 로스쿨을 졸업한 한 대표는 실리콘밸리의 도전적인 창업자들을 지켜보면서 ‘성장 기업에 제대로 투자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2016년 포레스트파트너스를 설립했다. 그는 유망한 벤처기업을 찾아내는 일을 “연예기획사가 아이돌 연습생을 발굴하는 것”에 비유했다. 아이돌에게 재능은 물론, 대중을 열광하게 만드는 힘이 필요한 것처럼 창업자도 능력에 더해 진정성과 리더십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따질 수 없는 요소를 확인하기 위해 강조하는 게 ‘창업자 탐구’다. 한 대표는 “창업자를 짧게는 몇 달, 길게는 수년 동안 관찰한다. 여러 번 인터뷰하면서 열심히 살펴보는 게 회사의 DNA”라고 했다. 새 정부 들어 그동안 얼어붙었던 벤처투자가 살아날 거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한 대표는 모험적인 투자도 마다않는 독립계 VC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많은 벤처투자자들이 ‘내가 보기엔 안 될 것 같은데’라며 자기 기준에서 창업자를 판단한다. 그보다는 ‘이 사람에겐 어떤 무기가 있기에 이런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걸까’라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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