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규모 36조원 전망…5년새 70% 성장
알리 신선식품 출사표…쿠팡 상품 확대, 컬리·네이버 경쟁력 강화 맞손
‘전통 강자’ 대형마트도 온라인 강화…“업력 기반한 노하우로 차별화”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 신선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C커머스 플랫폼과 대형마트 등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 주도권 잡기 위한 합종연횡도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유통 시장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신선식품 시장이 유통업계 판도를 가를 새로운 격전지가 된 모습이다.

23일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알리)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신규 온라인 마트 채널 ‘알리프레시(Ali Fresh)’를 시범 출시했다. 알리프레시는 알리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 내 독립 채널로 운영되며, 시범 출시 단계에서는 국내 생산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상품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9월 출범한 신세계–알리바바 합작법인(JV) 산하에서 알리가 선보이는 첫번째 로컬 비즈니스다. 알리는 글로벌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국내 식품 및 생필품 셀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커머스 접점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향후 점진적으로 배송 효율성을 개선하고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해 채널을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시범 출시에서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최적화하고 고객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며, 특히 국내 중소기업 셀러들이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아직 시범 단계인 만큼 신세계와 협업 등 구체적인 전략이나 계획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일단 타사와 다르게 별도 멤버십 없이 1만5000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차별화 요소”라고 설명했다.
대표 ‘C커머스’인 알리까지 국내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든 것은 그만큼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규모가 2020년 21조 원에서 올해 3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5년 동안 70% 넘게 성장한 수치다. 실제로 쿠팡의 지난 2분기 신선식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5% 성장했다. 쿠팡은 향후 신선식품이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농산물, 육류, 해산물 등 신선식품 구색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신선식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유통업체간 연합도 활발해지고 있다. 신선식품만 놓고 보면 아직 쿠팡과 같은 ‘공룡’이 자리 잡지 못한 만큼, 신선식품에서 핵심 소비층을 확보하면 이를 발판 삼아 플랫폼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는 지난달 네이버와 손잡고 ‘컬리N마트’를 론칭했다. 컬리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경쟁력과 네이버의 폭넓은 사용자층을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알리도 JV를 통해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국내 유통 경쟁력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대형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채널도 온라인 배송 서비스 역량을 확대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가 신선식품에서 지닌 강점이 뚜렷한 만큼,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서도 이커머스 플랫폼에 쉽게 우위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수산물 등은 계절과 날씨에 따른 수급 및 가격 변동성이 커 안정적인 거래처 확보가 중요한데, 대형마트가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확보한 기존 거래처들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SSG닷컴을 통해 오프라인 이마트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신선식품을 ‘쓱배송’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자사 신선식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타’를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내년 상반기 부산에 CFC 자동화 센터가 가동되는 시점에 맞춰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가 창립 이래 32년 동안 쌓아온 신선식품에 대한 노하우와 산지 판매자 네트워크는 단기간에 따라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대형마트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무기로 온라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