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기다린 한화의 가을…'폰와류문' 준비 끝났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가을이 다시 시작된다.

정규시즌 2위 한화는 오는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4위 삼성 라이온즈와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PO)를 시작한다. 삼성이 지난 14일 끝난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3위 SSG 랜더스를 3승 1패로 제압해 올 가을 한화의 첫 상대가 결정됐다. 한화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건 2018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PO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한화의 홈구장이 있는 대전은 모처럼 찾아온 '가을 잔치'를 준비하느라 들떠 있다.

한화에 올 시즌은 '꿈이 이루어진' 한 해였다. 정규시즌을 승률 0.593(83승 4무 57패)로 마쳐 2위로 PO에 직행했다. '폰와류문'으로 불리는 한화 선발진이 그 선봉에 섰다. 코디 폰세(17승)-라이언 와이스(16승)-류현진(9승)-문동주(11승)가 중심을 이룬 한화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3.55), 선발 평균자책점(3.51), 탈삼진(1339개), 이닝당 출루허용(1.27) 모두 1위에 오르는 위용을 뽐냈다. 단기전을 준비하는 한화의 믿을 구석 역시 네 명의 선발투수다. 넷은 정규시즌 종료 후 치른 연습경기에 한 차례씩 등판해 컨디션 점검을 무사히 끝냈다.

올해 최고의 원투펀치로 꼽히는 폰세와 와이스는 지난 10일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과의 연습경기에서 8이닝 12탈삼진 무실점을 합작했다. 선발 폰세가 4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6회 구원 등판한 와이스가 4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폰세는 한화가 일찌감치 PO 1차전 선발로 공개한 '초특급' 에이스다. 그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최초로 다승, 평균자책점(1.89), 탈삼진(252개), 승률(0.944) 1위를 휩쓸며 KBO리그를 지배했다. 폰세는 "포스트시즌은 확실히 정규시즌과 다르다. 한국과 메이저리그의 가을야구를 모두 지켜보며 그 분위기를 미리 느끼고 있다"며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건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어떤 순간에도 마운드에서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현진과 문동주는 지난 14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과의 연습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선발투수 류현진이 3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뒤이어 등판한 문동주가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차례로 작성했다.

정규시즌 막바지 페이스가 좋았던 류현진과 달리, 문동주는 마지막 등판(9월 27일 LG 트윈스전)에서 3분의 2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난타당해 걱정을 샀다. 그는 그 후 첫 실전에서 완벽한 회복세를 보여 팀을 안심시켰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9㎞까지 나왔다. 2022년 데뷔 후 처음 가을야구에 나서게 된 문동주는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국제대회 때보다 생각이 더 많아지긴 하는데, 머리를 비우고 내 몫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임하면 될 것 같다"며 "투구에 힘이 잘 실려서 편하게 던졌다. 포스트시즌 때도 이 정도 공을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