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가을, 패션의 무게중심이 발끝으로 옮겨왔다. 미니멀한 원피스와 리본 블라우스, 트렌치코트 위로 두꺼운 플랫폼 슈즈를 신은 인플루언서들의 거리 패션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른바 ‘청키 코어(Chunky Core)’다.
청키 코어는 이름 그대로 두꺼운 실루엣을 중심으로 스타일을 구성한다. 얇고 가벼운 소재의 의상에 무게감 있는 신발을 매치하면 균형감과 긴장감이 동시에 살아난다.
두툼한 플랫폼 솔과 광택 있는 가죽으로 무장한 ‘청키 메리 제인’은 사랑스러움보다는 존재감으로 승부한다. 발등을 덮는 스트랩 디테일은 그대로지만, 굽이 높고 라인이 과감해 어떤 차림새에도 포인트가 된다. 여성스러운 스커트, 니트와 매치하면 뻔하지 않은 언밸런스 매력을 연출할 수 있다.

클래식 앵클 부츠 역시 청키 트렌드를 만나 강렬해졌다. 각진 앞코, 두꺼운 굽, 짧은 부츠 라인은 실루엣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면서 맵시 있는 분위기를 완성한다. 플리츠 스커트나 맥시 드레스 같은 부드러운 아이템과 매치하면 ‘강함과 부드러움의 공존’이라는 독특한 긴장감이 살아난다. 블랙이나 다크 브라운 컬러는 어떤 룩에도 묵직한 중심을 잡아준다.
한 가지 스타일로 정의되는 룩은 지루하다. 여성스러운 룩에는 청키 메리 제인을, 캐주얼에는 운동화 대신 앵클 부츠를 선택해보자. 어떤 슈즈를 신느냐에 따라 올가을 스타일의 볼륨과 긴장감이 달라진다. “무겁게 신을수록 스타일은 살아난다”는 말이 올 시즌 패션을 가장 잘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