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줄 건 좀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류진(사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그룹 회장)이 18일 제주에서 열린 ‘2025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류 회장은 한국 재계에서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받았다.
류 회장은 “진짜 트럼프가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서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며 “(앞으로) 2주 동안 ‘풀코트 프레스(전방위 압박)’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오는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0일 미국 워싱턴DC에 방문하기 위해 급히 출국하는 등 막바지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여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선 “우리 경제를 위해 페이스를 좀 늦추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며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회장은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의 회장단 복귀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4대 그룹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한경협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2016년 12월 일제히 탈퇴했지만, 약 7년 만인 2023년 회원사로 재가입했다. 다만 총수들의 회장단 복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류 회장은 “윤리위원회를 만들었고, (네이버·카카오 등) 신규 기업도 많이 들어왔다”며 “다음 단계로 (내년) 2월 총회에서 4대 그룹이 회장으로 들어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선 “경청할 줄 아는 리더”라고 높게 평가했다. 류 회장은 “이 대통령과 나는 동향(경북 안동) 사람”이라며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자신의 의사를 밝히며 열심히 일하는 스타일로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