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부 김경진 교수팀
1시간 내 45% 분해 성과 보여
5천ℓ물 사용 PET 1t 처리
국내 최초 BR 사업화 추진
경북대 생명공학부 김경진 교수가 산업 조건에서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세계 최고 성능의 바이오촉매(PET depolymerase, PETase)를 개발했다.
대표적인 범용 플라스틱인 PET는 페트병뿐만 아니라 의류, 안전벨트, 테이크아웃컵, 차량매트 등 다양하게 사용되는 소재다. 주로 투명한 음료·식품 용기로 만들거나 폴리에스테르(polyester) 섬유를 구성한다.
기존의 기계적 재활용(Mechanical Recycling, MR)과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ing, CR)의 단점을 보완하는 바이오촉매 재활용(Biocatalytic recycling, BR)은 주변 온도(25~70℃)와 물속에서 작동해, PET에 선택적으로 반응하고 순수한 반응물을 생성한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바이오촉매 개발은 BR의 핵심으로, 인공적인 바이오촉매를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김 교수팀은 독자적인 접근법을 이용해 미생물이 가지는 바이오촉매들의 활성 지도(Landscape)를 제안하고, 이를 통해 쿠부(Kubu-P)라고 명명한 신규 바이오촉매를 발굴했다.
쿠부의 우수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효소공학을 이용해 더 강력한 개량 바이오촉매인 쿠부M12(Kubu-PM12)까지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쿠부M12는 PET 1kg당 0.58g의 촉매량으로 수거된 PET(물 1L당 약 250g PET)를 1시간 이내에 45%, 8시간 만에 90% 이상 분해하는 놀라운 성능을 보였다. 이는 5천리터의 물을 사용해 1톤 가량의 PET을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BR 기술을 증명한 것이다.
김경진 교수는 대표로 있는 ㈜자이엔을 통해 BR의 국내 최초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저급 플레이크 원료로부터 개발된 바이오촉매를 통해 국내 최초 BR 페트병을 생산하는 등 상용화에 다가가고 있다.
경북대 기술지주 자회사인 ㈜자이엔은 폐섬유의 재생 연구에 돌입하는 등 바이오촉매의 선택성을 이용해 재활용이 어려운 혼합 PET 원료의 재생을 현실화하고 있다.
김경진 교수는 “BR은 재활용되지 않는 오염된 플라스틱까지도 끊임없는 재활용이 가능하게 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이번 연구는 자연이 가진 위대한 잠재력을 파악했다는 의의가 크다”며 “앞으로 다양한 화학 산업에서 바이오촉매를 응용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첨단GW바이오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교신저자는 김경진 교수(경북대 생명공학부), 주저자는 서호균 박사(경북대 미생물연구소), 홍화석 박사(CJ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 박지영 박사과정생(경북대 생명공학부)이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1월 3일에 발표됐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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