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너무 마셨더니 숙취가··· 변비약 원료인 ‘이 물질’이 도움돼

2025-01-16

변비약 원료로 활용되는 ‘폴리에틸렌 글리콜(PEG)’이 음주 후 혈중 알코올·아세트알데히드 농도를 낮추는 등 숙취를 줄여주는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당 물질은 배변을 유도하면서 알코올 역시 빠르게 내보내도록 도와 간과 소장 등에 생기는 손상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류담 교수 연구팀은 폴리에틸렌 글리콜이 음주 후 간·소장 염증 지표를 감소시키는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알코올 임상·실험 연구’에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를 알코올만 섭취한 집단과, 알코올과 함께 폴리에틸렌 글리콜도 섭취한 집단으로 나눠 혈액과 간·소장 조직 등을 채취하고 행동양상도 비교 분석했다.

연구결과, 알코올만 섭취시킨 생쥐 집단에서는 혈중 알코올 및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상승한 반면 폴리에틸렌 글리콜도 함께 섭취한 집단에서는 해당 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이 체내에서 대사 과정을 거쳐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는 다양한 숙취 증상을 일으키는 가장 주요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간과 소장 조직에 대한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검사를 통해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알코올만 섭취한 생쥐 집단에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관련 유전자 발현이 증가했다. 그러나 폴리에틸렌 글리콜도 섭취한 집단에서는 반대로 현저한 감소세를 보여 염증반응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 현미경 검사에서도 알코올 단독 섭취 집단에서 발생한 간·소장 손상이 폴리에틸렌 글리콜 동시 섭취 집단에선 눈에 띄게 감소하는 차이가 나타났다. 걸음걸이 같은 행동양상 면에서도 폴리에틸렌 글리콜을 섭취했을 경우엔 유의미한 회복 양상이 관찰돼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입증됐다.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의약품으로 쓰일 땐 마크로골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식품, 화장품 등에도 광범위하게 쓰이는 물질이다. 장 안에서 대변의 부피를 늘려 배변이 용이하게 해주는 변비약 원료로 많이 쓰인다. 연구진은 이런 성질이 음주 후 알코올 및 독성물질의 배출을 유도해 숙취를 줄이는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류담 교수는 “음주 후 폴리에틸렌 글리콜을 섭취하면 배변을 촉진해 체내 장관계에 남아 있는 잔여 알코올 흡수를 억제함으로써 숙취가 적어짐을 확인한 연구”라며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소아 변비약에도 사용되는 등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이어서 추가 연구를 통해 숙취로 인한 사회보건학적인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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