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사
8부. 전두환의 ‘노태우 대통령’ 만들기
‘내(전두환)가 노태우 대표를 나의 후계자로 지명해 공표한 것은 1987년 6월이지만, 마음속으로 작정했던 것은 그보다 훨씬 전이었다. 꼭 집어 얘기할 수는 없으나, 5공화국의 정치사회적 기반이 안정돼 내가 정해진 임기까지 대통령으로서 소임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확실해진 시기였을 것이다.’(전두환 회고록)
‘나(전두환)는 1980년에 이미 노태우 대통령에게 다음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언질을 주었다.’(전두환 퇴임 후 발언. 김성익 저 ‘전두환 육성증언’)
‘1987년 6월 대통령 후보로 공식화될 때까지 나(노태우)는 전두환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은 일은 없었다. 다만 암시는 몇 차례 있었던 것 같다.’(노태우 회고록)
신군부 원로가 누설한 ‘후계자 노태우’ 내정
전두환은 1980년 정권을 잡자마자 노태우를 후계로 생각하고 ‘언질’을 주었다. 노태우도 몇 차례 ‘암시’를 통해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신군부 원로 유학성이 천기를 누설하는 발언을 남겼다. 유학성 의원은 1987년 6월 2일 전두환 대통령이 민정당 핵심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노태우 당 대표를 대통령 후보로 추천한다’고 공식 선언한 날 감격에 겨워 동료 이종찬 의원에게 말했다.
‘이런 결과까지 6년 11개월이 걸렸다. 1980년 6월 27일 내가 중앙정보부장(안기부장)으로 가기로 합의가 이루어진 그날, 다음 주자는 노태우라고 약속이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오늘에야 실현되었으니 감회가 깊지 않을 수 없다.’(이종찬 회고록 ‘숲은 고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