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 [로터리]

2025-05-27

국토의 70%가 산지이고 천연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대한민국은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근면하고 성실한 국민성과 높은 교육 수준은 이러한 척박한 조건을 극복하고 세계 속 한국의 위치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산업과 기업 환경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오늘날에도 ‘사람 중심의 성장’은 유효하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의 진보를 넘어 산업구조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기계가 대체할 수 있지만 예외 상황에서의 유연한 판단, 창의적 사고, 윤리적 판단은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이다. 결국 혁신의 출발점은 언제나 사람이며 미래를 선도하는 동력 또한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기업은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성장하는 ‘참신한 인재’를 원한다. 하지만 그러한 인재는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참신(斬新)이라는 단어가 시사하듯 인재는 낡은 사고의 틀을 과감히 벗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자기 혁신과 배움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인재는 수직적인 조직이 아니라 자율과 존중의 문화 속에서 자란다. 상하 간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고 구성원의 의견이 조직의 발전을 이끄는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도로공사는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독서와 배움의 문화를 지속 가능한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도공은 2023년 경북 김천 본사에 ‘길벗 열린 도서관’을 개관하고 이 공간을 직원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개방했다. 사무실과 휴게공간 곳곳에도 생활밀착형 도서 코너를 마련하고 책 읽는 정원도 조성해 누구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최고경영자(CEO) 추천 도서와 이달의 책 전시, 명사 초청 특강, 북 콘서트, 전자책·오디오 북 기반의 전자도서관 운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조직 안에 머무르지 않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도서 코너를 마련하거나 지역사회와 연계한 독서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책 읽는 사회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독서는 자신을 성찰하게 하고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는 힘을 길러준다. 또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고의 확장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이다. 도공의 독서문화는 직원 개인의 역량 강화 차원을 넘어 조직 전체의 문제 해결 능력과 혁신 역량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아울러 도공은 디지털 기반의 미래 도로 환경에 대비해 드론과 스마트 건설기술 등 첨단 분야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실제 현장 중심의 직무교육과 기술 연계형 학습을 통해 미래형 전문 인력을 지속해서 육성하고 있다.

사람을 키우는 조직이야말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다. 자본과 기술은 외부에서 조달할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독서를 통한 사고력 증진과 자율적 학습 역량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앞으로도 도공은 고속도로 건설, 유지 관리 기관을 넘어 사람을 키우는 ‘지식 플랫폼’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인재가 성장하고 지식이 순환하며 혁신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조직을 만드는 것. 이것이 곧 공기업으로서 사회에 이바지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 믿는다. 변화의 중심에 사람이 있는 한 사람을 향한 투자는 헛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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