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국산화 선언' LG엔솔, ESS 2차전서 "삼성에 설욕"

2025-11-24

오창 LFP 라인 가동…국산 생산 기반 확보

산업기여도 보완…안전성에서도 우위 주장

삼성SDI·SK온 전략 수정 압박 커져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첫 리튬인산철(LFP) 양산 체제를 가동하며 삼성SDI에 내준 조 단위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되찾기 위한 정면 승부에 나섰다. 1차 입찰에서 '산업기여도' 열세로 밀렸던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생산거점을 앞세워 2차전에서 판세를 뒤집겠다는 의지다. 강화된 안전성·산업기여도 평가가 국산 LFP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배터리 3사의 경쟁 구도도 요동치고 있다.

24일 배터리업계와 전력거래소 설명회 자료를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부터 충북 오창에 LFP 생산라인을 구축해 2027년까지 연간 1GWh 규모의 양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산화 범위도 셀에서 소재·부품·장비까지 단계적으로 넓혀갈 방침이다.

LFP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당시 중국 난징산 LFP를 제출하면서 국내 산업 기여도 평가에서 불리했던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생산거점 구축이다.

산업 기여도 항목은 국내 제조·고용·유지보수 투입도를 반영하는데, 2차 사업자 선정에서는 배점이 24점에서 25점으로 1점 상향됐다. 변화 폭은 크지 않지만, 국산 배터리와 국내 생산 체계를 강화하려는 정책 기조가 분명해졌다는 의미다. 1차 입찰에서는 울산 생산 기반을 내세운 삼성SDI가 유리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 평가에서 불리함을 겪었다.

전력거래소 측은 지난 2차 설명회에서 "산업경제기여도 평가는 국내산 설비를 얼마나 활용하는지뿐 아니라, 해외 설비를 도입할 경우 고용 창출 효과나 유지보수 체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본다"며 "국내 산업 생태계에 얼마나 기여하는 ESS를 보급,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ESS 업계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화재·설비 안전성 항목이 대폭 강화됐다. 화재 안전성 점수는 기존 22점에서 25점으로 올라갔으며, 세부 항목 중 '화재에 대한 안전성' 배점은 6점에서 11점으로 5점 확대됐다. 지난 국정자원센터 화재 등 잇단 사고로 ESS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제조사의 안전 인증 수준과 설비 대응 능력이 평가 점수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LFP 제품이 UL9540A 기준을 충족하고 대형 화재 모의 시험(Large Scale Fire Test)에서도 안정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한다. 전기저장시설 화재안전 기준(NFPC607) 시험에서는 열폭주 상황에서도 화염 없이 연기만 발생했고, 인접 모듈로의 확산도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해가스와 폭압 위험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문 것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과 화재 안정성이 높아 전 세계 ESS 시장에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력거래소 측은 "UL9540 같은 민간 인증 외에도 ESS 주요 설비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인증, 시험 성적서 등을 모두 받아들여 상대평가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수 중 하나인 가격 평가 비중은 기존 60%에서 50%로 줄고, 비가격 평가 비중은 40%에서 50%로 올라갔다. 전력거래소는 2차 사업부터 비가격 평가를 먼저 실시해 적합 사업자를 선별한 뒤, 외부 전문가가 입회하는 가격 평가를 진행한다. 두 결과를 합산해 최종 사업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생산 LFP 체제를 갖춰 2차 입찰에서 평가 우위를 확보하면 삼원계 배터리 중심의 삼성SDI도 가격·기술·안전성 측면에서 새로운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며 "SK온도 국내 LFP 라인 구축을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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