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You’re all set!”은 만능!

2025-05-09

영국과 미국은 같은 영어를 사용하지만, 실제로 표현을 쓰는 방식에서는 차이점이 꽤 많다. 다음 주 미국 출장이 예정되어 있는데, 아마 도착한 지 몇 시간 안에 앞으로 소개할 표현을 듣게 될 것 같다. 친절하고 간단하면서도, 이상하게 매번 나를 멈칫하게 만드는 말이다. 바로 “You’re all set!” 이다.

미국에서는 이 표현을 정말 자주 쓴다. 커피를 살 때도 “You’re all set.”, 주문한 음식을 찾을 때도 “You’re all set.”, 밤늦게 지친 얼굴로 무거운 캐리어를 끌며 호텔 체크인을 마쳐도 어김없이 “You’re all set.”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 한마디는 만능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대화를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는 어쩌면 마법 같은 표현이다.

맥락에 따라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혹은 “잘 처리되었으니 이제 가셔도 됩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표현은 말을 건네는 사람의 밝고 다정한 말투와 더불어 듣는 사람에게 상황이 깔끔하게 마무리됐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듣는 사람을 안심시키면서 기분을 묘하게 좋게 만든다. 당신이 해야할 일은 모두 잘 마무리됐으니, 이젠 그 일에서 손을 떼도 된다라는 뉘앙스가 담겨있다. 단순히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가 아니라, “당신은 또 하나의 할 일을 잘 마쳤어요, 수고했어요”라고 말해주는 느낌이다.

“You’re all set.”을 한국어로 굳이 옮기자면 “다 되었습니다” 혹은 “처리되었습니다” 정도가 되겠다. 하지만, 이렇게 한국어로 번역된 말에서는 미국식 표현이 직접적으로 주는 따뜻함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번역된 한국어가 정중하고 효율적인 말이긴 하지만, 어딘가 차갑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영어가 갖고 있는 고유의 어감을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You’re all set.”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일부러 밝고 친절하게 들리려는, 미국인 특유의 말투 습관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영국식 영어가 마냥 딱딱하고 건조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표현으로 가끔 “You’re good.”이라고 말하곤 한다. 보통은 카드 결제가 문제없이 처리됐다는 의미지만, 만약 힘든 하루를 보낸 사람이 이 말을 듣는다면 이 짧은 한마디가 은근히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미국에서 누군가가 영수증을 건네며 웃으며 “You’re all set”이라고 말하더라도, 굳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가볍게 미소로 받아주면 된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모든 게 잘 정리된 상태니까 말이다. 다음 일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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