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 1개=1표였다면? 21대 대통령은 바뀌었을까

2025-06-16

팩플

유튜브 연구🔎

초등학생도, 직장인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게 이상하지 않은 세상입니다. 영상 하나로 평범했던 사람을 글로벌 인플루언서로 만들어주는 플랫폼, 유튜브는 지난 20년간 레거시 미디어의 막강한 권력에서 생태계 구성원들을 해방시켰습니다. 하지만 콘텐트 민주화 시대를 연 유튜브는 역설적으로 이용자들의 콘텐트 소비를 더욱 궁핍하게 만들기도 했죠.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은 개인의 이념과 관점이 아닌 다른 콘텐트는 보여주지 않았고, 이는 사회의 분열로 이어졌습니다.

유튜브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헤게모니가 됐습니다. 이제 유튜브를 이해하지 못하면, 세상을 이해하기 어려워진 것이나 마찬가지죠. 알면서도 모르겠는, 모르면서도 알 것 같은 이 거대 동영상 플랫폼을 ‘유튜브 연구’ 시리즈에서 톺아봅니다. 시리즈는 총 2화로 구성됩니다. 1화에선 경제·산업, 2화에선 정치·사회에 유튜브가 미친 파급력을 분석합니다.

① 다시 TV 앞에 사람들 앉았다…본방사수 죽인 유튜브 큰그림

유튜브 영상 1개=1표였다면? 21대 대통령은 바뀌었을까

Factpl Original

[유튜브 연구②]

‘영상 1개=1표’라면 21대 대선 결과는?

유튜브가 한국 정치·사회에 미친 영향

“유튜브에 촉구한다. 하루 쇼츠(shorts·짧은 영상) 100개는 너무 적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21대 대통령선거 운동 과정에서 ‘숏친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선거 유세 영상(쇼츠)을 하루 업로드 한도인 100개씩 올렸고, 이마저도 “적다”며 한도를 200개로 올려 달라고 해서다. 유튜브가 한국에 상륙한 지 올해로 17년. 노련한 4선 정치인까지 나서서 쇼츠 제작에 매달릴 정도로 현시점 한국 정치의 유튜브화(化)는 절정 단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튜브 정치’의 핵심은 정치 메시지 공급자(정치인)와 소비자(유권자) 간 직거래다. 중간에 있던 전통 미디어를 건너뛰고 정치인들은 날것 그대로 메시지를 전달했고 유권자 역시 이에 열광하는 것. 얼핏 이상적인 민주주의에 더 가까워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토끼굴’에 갇힌 이들이 부정확한 정보와 편향된 주장이 뒤섞인 유튜브 영상을 신뢰하는 부작용이 속출해서다. 이들에게 ‘팩트 체크’ 문지기들의 외침은 들리지 않는다. ‘조회 수 만능주의’는 사회적으로 유튜브 마녀사냥이란 문제도 가져왔다.

팩플이 유튜브가 한국 정치·사회에 미친 영향을 낱낱이 파헤쳤다. 유튜브는 현실 정치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한국 정치·사회에 어떤 과제를 던졌는지 따져봤다. 유튜브 CEO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1. 표심 바로미터, 유튜브 생태계

한국 정치의 유튜브화는 어느 정도나 현실과 맞닿아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유튜브 데이터 분석 업체 ‘블링(Vling)’에 요청해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22일간(5월 12일~6월 2일)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이하 존칭 생략)을 언급한 유튜브 동영상과 채널을 전수조사했다. 우선, 영상 제목과 해시태그에 후보들 이름이 포함된 영상을 모두 세어 봤다.

유튜브 점유율=선거 결과: 이재명〉김문수〉이준석으로 이어지는 유튜브 영상 점유율 순위는 이번 21대 대선 득표 순위와 유사했다. 분석 기간 당시 세 후보 이름이 언급된 유튜브 동영상(한국에서 업로드된 영상 기준, 쇼츠 포함)은 총 8만7786개(중복 포함)였다. 이 중 ‘이재명’ 키워드가 포함된 영상 수는 총 4만4294개로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50%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대선 득표율 49.42%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일부 디테일에선 차이가 있었다. ‘김문수’ 언급 영상은 2만7038개로 전체의 31%, 실제 득표율 41.15%보다 10%포인트가량 적었다. 반면에 ‘이준석’ 언급 영상은 1만6454개로 19%(대선 득표율 8.34%)였다. 이는 이준석 후보가 김문수 후보보다 유튜브 유세에 더 적극적이었고, ‘젓가락’ 발언 등으로 상대 진영 채널의 견제를 더 많이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연곤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젠 유튜브에서 여론의 흐름과 득표율을 예측해볼 수 있는 단계까지 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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