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랑 “한국 피아니스트들의 성공이 중국 연주자에 자극됐다”

2025-11-11

“최근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 피아니스트들이 잇따라 우승하면서 중국계 연주자들에게 큰 자극이 됐습니다. 예전에는 서양 거장들만 있었지만, 이제 중국에서 본받을 만한 롤모델이 많아진 점도 중국계 피아니스트들의 약진으로 이어졌습니다.”

랑랑이 신보 ‘피아노북 2’ 발매를 맞아 10일 한국 언론과 가진 온라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랑랑은 중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스타이자, 세계 무대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피아니스트로 꼽힌다. 1982년 선양에서 태어나 세 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17세에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이후 카네기홀 데뷔와 함께 EMI·도이치 그라모폰 등 글로벌 레이블의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화려한 테크닉과 무대 장악력, 대중적 감각을 겸비한 연주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에 발매된 ‘피아노북 2’는 2019년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피아노북 1’ 이후 6년 만의 프로젝트다. 전작은 12억 회 이상 스트리밍되며 입문자용 클래식 음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 연장선인 이번 앨범은 클래식의 표준 레퍼토리에 영화와 게임 음악 등 동시대의 감성을 더했다. 랑랑은 “베토벤, 모차르트, 멘델스존 같은 제가 학창 시절 사랑했던 작곡가들의 작품부터 영화 ‘라라랜드’, 작곡가 토니 앤, 게임 ‘검은 신화: 오공’의 음악까지 담았다”며 “제 세대가 좋아한 피아노 명곡과 요즘 세대가 사랑하는 음악을 모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요즘 아이들이 피아노를 더 친숙하게 느끼고, 클래식이 어렵지 않다고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아 연주자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 “아시아 연주자들은 서양 연주자보다 훨씬 오래 연습한다”며 “콩쿠르에서 요구되는 ‘정확성과 실수 최소화’에 강점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콩쿠르는 좋은 출발선일 뿐, 진짜 승부는 그다음부터”라며 “세계적 음악가가 되려면 방대한 레퍼토리, 지휘자와의 협업, 매 공연의 완성도, 음반 기획력, 그리고 균형 잡힌 삶까지 많은 것이 필요하다. 음악가의 길은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강조했다.

젊은 연주자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배울 때 상상력을 활짝 여는 게 중요합니다. 결국 무대에서 자신만의 해석과 생각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예술가이고, 창의성과 소통이 본질입니다. 클래식 공부가 틀에 갇히면 기계적이 되기 쉬워요. 인공지능(AI)의 시대에선 ‘진짜 인간다움’이 더 필요합니다.”

랑랑은 ‘랑랑 국제음악재단’을 설립해 교육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음악·미술 과목이 학교 정규 과정에서 많이 폐지됐다”며 “재단을 통해 음악을 정규 교과로 되돌리고, 젊은 음악가들에게 기회를 주며 음악 캠프와 멘토링을 지원하고 있다. 말하자면 ‘음악을 다시 위대하게’ 되돌려 놓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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