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통화 에이전트가 바꾼 청각장애인의 일상···“혼자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2025-07-13

청각장애인 인스타툰(인스타그램 웹툰) 작가 소민지씨(38·필명 ‘위소’)에게 전화란 오랜 시간 ‘안 받는 것’이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소씨에게 가족과 지인들은 애초에 전화를 걸지 않는 데다, 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문자 메시지를 남길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첫째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사정은 달라졌다. 학교와 학원, 돌봄교실 등으로부터 아이 관련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수시로 울리는 전화를 받기 위해 음성인식용 애플리케이션이 깔린 공기계까지 휴대폰 2대를 들고 다닌지 어언 1년. 그의 일상에 최근 작지만 큰 변화가 생겼다. LG유플러스 인공지능(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 덕분이다.

“익시오 ‘보이는 전화’로 통화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이제 혼자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있죠.” 지난 10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에서 만난 소씨가 웃으며 말했다.

익시오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AI 통화 에이전트로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보이는 전화를 비롯해 통화 녹음 및 내용 요약, 보이스피싱 감지 등을 제공한다. 청각장애인인 소씨에게 제일 요긴한 것은 역시 보이는 전화다. 상대의 말은 문자 메시지처럼 화면에 실시간으로 띄워진다.

익시오를 쓰면서 먼저 달라진 건 그의 가방 무게다. “휴대폰을 2대 들고 다니다가 전화가 오면 공기계에 핫스팟(스마트폰 테더링 기능)을 연결해 음성인식 앱을 켜고 다른 휴대폰으로는 스피커모드로 통화 버튼을 눌렀어요. 준비하다 시간이 걸려 전화가 끊기는 경우도 많았어요.”

자녀 돌봄이나 집안일도 수월해졌다. 남편을 통하거나 문자로만 연락을 주고 받아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정수기 신청이나 이사업체 계약 같은 일도 척척 처리한다.

위급 상황에서 아이들의 연락도 제일 먼저 받을 수 있게 됐다. “예전엔 아들에게 늘 비상연락망으로 아빠와 할머니 번호를 외우도록 교육했어요. 무슨 일이 생기면 들을 수 없는 엄마 말고 다른 어른에게 연락하라고요. 지금 유치원생인 둘째에겐 제 번호를 1순위로 알려주고 있어요.”

소씨는 익시오로 달라진 최근 일상을 2020년부터 연재해 온 그의 웹툰 <코다툰>에 담기 시작했다. 약 5000명 팔로워는 물론 자신처럼 청각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통화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코다툰>은 코다(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비장애인 자녀)인 초등학생·유치원생인 아들 둘을 키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의 마음이 닿은 것일까. 소씨의 변화를 지켜본 지인들도 하나둘 보이는 전화를 쓰기 시작했다.

“벌써 3명이 제 추천으로 익시오를 쓰고 있어요. 청각장애인이 아니어도 경도 난청이 있는 어르신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보이는 전화 기능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청각장애인 고객의 만족도가 비장애인 고객보다 약 1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LG유플러스 모바일 에이전트팀 이민현 선임은 “익시오는 청각장애인 외에도 청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이나 콘서트장 등 시끄러워 통화가 어려운 환경에 있는 고객 등에게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