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하다? 부드럽다? 실험해보니 볼 색깔도 영향…스윙스피드와 성능 ‘최상의 궁합’ 찾기[호기심 해결소]

2025-11-05

샷을 할 때마다 클럽은 바꾸지만 볼은 항상 그대로다. 볼은 18홀 동안 바뀌지 않는 유일한 장비라는 말도 있다. 프로 골퍼들은 볼 선택에 까다롭다. 비거리, 스핀, 타구감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클럽은 쉽게 교체해도 볼은 상대적으로 쉽게 바꾸지 않는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반대다. 클럽 선택에는 그나마 신중한데 볼은 아무 제품이나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골프백 안에는 상표가 서로 다른 볼이 뒤섞여 있기 일쑤여서 손에 잡히는 볼로 티샷을 날린다. 볼에 대해 사실상 무관심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모델에 따라 볼의 성능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아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볼마다 성능은 과연 얼마나 다르고, 그에 따른 최적의 조합은 어떻게 되는지 ‘아주 살짝’ 알아보기로 했다.

“여성에겐 확실히 가볍고 부드러운 볼이 딱”

스윙 스피드가 다른 남녀 2명씩 총 4명의 골퍼가 4종류의 볼을 때려봤다. 드라이버 샷 5회 평균을 비교했다. 테스트 볼은 국산 브랜드 볼빅의 벨로즈, 비비드, 엑시아, 콘도르 S4 모델이었다. 볼의 강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컴프레션을 보면 벨로즈는 65~70, 비비드는 75~80, 엑시아는 80~85, 콘도르 S4는 95~100 정도다. 숫자가 높을수록 단단하다. 실험은 볼과 이해관계가 없는 핑골프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여성 참가자 A(평균 스윙 스피드 시속 70마일)는 벨로즈 볼로 때렸을 때 가장 멀리 날렸다. 평균 170.6m였다. 그 다음은 비비드(168.2m), 엑시아(168.1m), 콘도르 S4(164.1m) 순으로 거리가 줄었다. 여성 참가자 B(평균 스윙 스피드 시속 75마일)는 비비드(181.2m) 볼로 가장 멀리 날렸다. 그 다음은 벨로즈(180.3m), 콘도르 S4(179.6m), 엑시아(174.3m) 순이었다.

여성 참가자 2명은 컴프레션이 낮은 볼을 사용했을 때 확실히 거리 이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A와 B는 “벨로즈 볼이 특히 가볍게 느껴졌다”고 했다. 실제로 초저압축 볼인 벨로즈는 무게가 40g으로 일반 골프볼(최대 45.93g)에 비해 약 6g 가볍다.

남성 참가자들은 이와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 참가자 C(평균 스윙 스피드 96마일)는 엑시아(242.7m) 볼로 가장 멀리 날렸다. 샷 탄착군도 가장 좁았다. 이에 비해 여성 참가자들이 멀리 날렸던 벨로즈 볼로는 가장 적은 거리(234.5m)를 기록했다. 참가자 C는 “벨로즈는 내가 평소하던 볼에 비해 너무 부드러운 느낌이어서 살짝 당황했다"고 말했다.

거리 성능과 선호도 일치…색이 타구감에도 영향

4명 중 스윙 스피드가 가장 빨랐던 참가자 D(평균 시속 107마일)의 실험 결과에서는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상급자 버전으로 컴프레션이 가장 강한 콘도르 S4와 여성용으로 컴프레션이 가장 낮은 벨로즈 볼의 수치가 동일하게 좋게 나온 것이다. 둘 다 270.7m를 찍었다. 왜 성능이 극과 극인 볼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일까.

볼빅의 최민철 연구원(부장)이 답을 내놨다. “이번 실험은 바람이 없는 실내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가벼운 볼은 초속이 높게 나오지만 실외라면 바람의 영향을 더 받게 돼 비거리는 아마 감소할 겁니다. 볼이 너무 높이 뜨거나 날리는 현상도 나타날 것이고요. 스윙 스피드가 느린 여성 골퍼에게는 벨로즈 볼이 비거리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만 힘이 강한 남성 골퍼가 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입니다.”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4종류의 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모델을 하나 선택해 달라고 했다. 1명을 제외한 3명(A, C, D)에게서 거리 성능과 선호 볼이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 참가자 B는 비비드 볼로 때렸을 때 가장 멀리 날렸지만 엑시아 볼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

여성 참가자들은 비비드와 엑시아 볼의 타구감을 비교했을 때 비비드가 좀 더 딱딱한 것 같다는 피드백을 내놨다. 실제로는 비비드(75~80)의 컴프레션이 엑시아(80~85) 볼보다 조금 낮다. 그런데 반대로 느끼는 이유는 뭘까. 최 연구원은 “색감이 주는 심리적인 영향과 연관이 있다”며 “비비드는 무광이고 엑시아는 유광인데, 일반적으로 테스트를 해보면 무광 제품을 좀 더 묵직하거나 딱딱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컴프레션과 커버 소재만 고려해도 플레이에 도움”

이번 테스트에서는 볼의 거리 성능이 모델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최소 3.6m, 많게는 8.2m까지 났다. 전문가들은 볼도 피팅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 연구원은 “클럽의 샤프트나 헤드 종류를 고르듯이 볼도 종류에 따른 차이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를 해야 한다”고 했다. “강한 스피드를 가진 골퍼는 딱딱한 샤프트를 사용합니다. 볼도 더 딱딱한 제품을 사용해야 퍼포먼스가 좋습니다. 그래야 궁합이 맞죠. 컴프레션 다음으로는 커버 소재를 따지면 됩니다. 더 많은 스핀을 원한다면 우레탄 볼, 상대적으로 적은 스핀을 원하면 설린 커버 볼을 고르면 됩니다. 이 두 가지만 고려해도 더 나은 플레이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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