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권 분쟁 중인 콜마그룹 오너 일가 갈등의 불똥이 CJ로 튀는 모양새다. 윤상현 콜마홀딩스(024720) 부회장이 여동생 윤여원 대표가 경영하는 콜마비앤에이치(200130)의 차기 대표로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선임하려는 상황에서 그의 과거 업무 성과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물론 당시 CJ의 경영 상황까지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승화 전 부사장에 대한 사실조회촉탁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사실조회촉탁이란 증거 수집 절차의 하나로, 법원이 공공기관이나 학교, 그 밖의 단체나 개인 또는 외국의 공공기관에 그 업무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필요한 조사 또는 보관 중인 문서의 등본·사본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소송 당사자가 사실조회촉탁 신청서를 제출하면 법원은 소송과의 연관성 등을 살펴본 뒤 이를 기각하거나 받아들인다.
신청서에는 CJ와 CJ제일제당에 이 전 부사장의 근무 이력 등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경영 실적과 경영 능력은 물론 ‘CJ바이오사이언스 및 바타비아의 수익성 악화 원인이 이승화의 경영능력이 기인했느냐’ 등과 같이 구체적인 업무 성과에 대한 질문도 담겼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CJ바이오사이언스(옛 천랩)와 바타비아를 인수하고, 2023년 레드바이오TF를 설치했다. 당시 이 전 부사장이 TF장을 맡았다. CJ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콜마비앤에이치의 차기 대표로 거론되는 이 전 부사장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CJ 측은 거리 두기에 나서고 있다. 가뜩이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바이오사업부문이 거론되는 것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CJ 측은 윤 회장 부녀 측에 회신한 문서에서 대체로 “기밀에 관련된 내용으로 답변이 어렵다”거나 “CJ바이오사이언스 및 바타비아의 정상화 지연은 다양한 대내외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전 부사장을 상대로 조사를 한 사실과 퇴직 사유는 밝혔다. CJ제일제당 측은 “2024년 9~10월경 그룹 차원에서 CJ제일제당의 자회사인 바타비아 경영 부실과 관련해 전반적인 경영실태에 대해 점검했고 경영 진단 결과에 따라 서면경고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또 “2024년 11월경 정기 임원인사에서 경영성과 등을 고려해 임원 위촉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 같은 회사의 결정에 따라 CJ제일제당 부사장직에서 퇴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가처분신청 심문기일에서도 윤 회장 부녀 측은 이 전 부사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윤 회장 부녀 측 법률대리인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차기 대표이사로 언급되는 이 전 부사장은 완전히 부적격한 인사”라며 “CJ에서 참담한 경영 실패 전력이 있는데 10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부회장 측은 “이승화씨가 적법한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여부는 법정이 아니라 이사회와 주총에서 다뤄져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파악하기 위한 사실조회나 증거 조사 등은 명예훼손적인 성격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달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가처분신청 심문기일에서도 윤 회장 부녀 측은 이 전 부사장의 자격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다. 윤 회장 부녀 측 법률대리인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차기 대표이사로 언급되는 이 전 부사장은 완전히 부적격한 인사”라며 “CJ에서 참담한 경영 실패 전력이 있는데 10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부회장 측은 “이승화씨가 적법한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여부는 법정이 아니라 이사회와 주총에서 다뤄져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파악하기 위한 사실조회나 증거 조사 등은 명예훼손적인 성격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부사장은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근무했는데, 이 때 윤 부회장과 친분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4년 CJ프레시웨이에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입사했으며, 2018년 CJ 전략기획실로 자리를 옮겼고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 7월에는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으로 이동해 경영리더(임원)를 맡았으며, 지난해 11월 퇴직했다. 현재는 예우임원으로서 CJ제일제당과 자문역 위촉계약을 체결해 고문을 맡고 있다.
한편 콜마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8년 3자 간에 체결한 합의서를 두고 주장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특히 대전지법이 콜마홀딩스가 제기한 임시주총 소집허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고 9월 26일까지 임시주총을 소집하도록 했지만, 윤 회장과 윤 대표는 되레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 소집과 의결권 행사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자신들을 콜마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하는 임시주총 소집허가도 신청한 상태다. 이후 윤 회장과 윤 부회장이 최근 만남을 가지며 화해의 기류가 포착되기도 했지만, 윤 회장이 윤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반환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10월 23일로 잡히는 등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 회장의 아내이자 윤 대표의 어머니인 김성애씨와 윤 대표의 남편인 이현수씨가 각각 이달 들어 콜마비앤에이치 주식 1만 3749주 3000주를 사들인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