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북도민일보 1면 톱기사 제목이 "이젠 한 상에서 오순도순 밥 먹을 수 있어요"다. 한 가족이 같은 밥상에서 밥 먹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른다’는 뉘앙스가 짙게 배어 있는 감격스러움의 표현이다. 39세의 이승헌 씨와 38세의 김미경 부부가 9남매의 자녀를 방 한 칸의 낡은 집에서 키워오다 사회와 당국의 도움으로 새로운 집을 갖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는 느낌이다.
더구나 큰 아이가 13살의 중학생이고 막내가 2살이란 사실 앞에서는 차라리 죄스럽고 어디엔지도 모를 원망의 마음조차 금할 길이 없어진다. 이 나라에, 이 사회에 얼마나 많은 생명과 가족들이 이런저런 이유와 사연을 품고 도움과 배려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을지 다시 각성해 보는 계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출산 장려와 육아 보건 및 국민 건강을 위해 일찍이 전세기 말인 김영삼 정부 5년간 2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였고 지금 정부는 25조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그 부문에 쏟아붓고 있다. 그것이 인구 감소에 기인한 국가 쇠퇴를 막고, 국가 안보를 지키는 보루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헌 씨 가족의 현실은 국가가 인구 증가를 위해 제대로 재정을 사용하고, 적합하게 재정 운용 정책이 가동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3인의 자녀를 가지면 최선의 특별 지원 조치가 취해지기 마련인데 아이가 4명 건너 다섯 명도 넘고 아홉 명에 이르기까지 도대체 국가와 자치단체는 무엇하고 있었는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이리되면 국가 재정이 제대로 필요한 곳에 책정되고 쓰이는지 원초적이고 대대적인 감찰과 조사가 이루어져야 맞다. 이번 이 씨 가족의 경우도 사회단체의 도움과 작년 7월 1일부터 9월30일까지 모금하여 나온 36건의 기부 2억 1천만 원 상당의 금액으로 새집을 지었다는 보도다.
국가는 그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자치단체는 가족의 상황을 꼼꼼하게 살피고 제대로 상부에 보고하면서 필요한 품의를 하였는지 등등 의아심이 넘친다. 늦어진 행정은 행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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