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정부의 예산 삭감 여파가 보안 산업계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최대 사이버보안 전시회 'RSAC' 한국관 규모가 줄어든 데다 예산 확보 문제로 참가 신청이 늦어져 부스 위치가 외곽으로 밀렸다. 정부의 일관성 있는 지원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보보호산업계에 따르면 'RSAC 2026'에서 한국관은 예년보다 절반 줄어든 규모로 운영된다. 올해 10개사로 한국관을 꾸렸지만 내년 행사엔 5개사만 모집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 34회째를 맞은 RSAC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사이버 보안 행사다. 올해 행사엔 130여개국에서 약 4만2000명이 참석했다. 세계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동향과 혁신을 공유한다. 글로벌 시장에 한국 기업을 알리기에 이만한 자리가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이 때문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는 10년 넘게 RSAC에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다.
정보보호산업계 바람대로 12회 연속 한국관 운영은 성사됐지만 규모가 반토막이 났다. 더 아쉬운 대목은 부스 위치다. RSAC는 연속 참가기업을 우대해 부스 위치를 배정한다. 외곽에서 중앙 쪽으로 옮겨가는 식이다. 정부가 10년 넘게 RSAC 한국관을 운영하면서, 올해 참가기업들이 '부스 위치가 정말 좋았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좋은 자리를 선점했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초긴축재정 기조로 내년 RSAC 한국관 운영이 불투명해지는 바람에 참가 신청이 늦어졌고 부스 위치도 외곽으로 밀려났다. 정부의 꾸준한 지원이 이어져 올해 RSAC 행사에서 내년 참가를 신청했다면 부스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RSAC 한국관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정보보호기업에 좋은 기회”라며 “다행히 한국관 설치가 결정됐지만 규모가 작아졌고 특히 성과와도 직결되는 부스 위치까지 외곽으로 밀려 여러모로 아쉽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