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전국시청자위원회가 KBS에 적극적인 재원 안정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KBS 본사 및 9개 지역총국과 9개 지역국 시청자위원회는 24일 KBS 본사에서 열린 제1회 KBS 시청자위원회 전국대회에서 재정 안정 대책 마련 등을 권고하는 ‘KBS 전국시청자위원회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채택된 KBS 전국 19개 시청자위원회의 공동선언문에는 KBS의 공적 책무 수행을 위해 적정 수준의 안정적인 수신료 조달과 함께 적극적인 재원 안정 대책 마련을 KBS에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양오봉 KBS 전주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전북대 총장)은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45년 동안 동결된 수신료가 반드시 인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은주 KBS 제주 시청자위원회 부위원장(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제주지회 부회장)은 “현재 외국 거대자본이 국내 방송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는 어려운 환경에서 중소 방송제작사의 어려움은 말할 수 없는 정도”라며 “KBS는 국내 최대 방송사로서 중소 방송 제작사와의 상생을 통해 국내 방송산업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재연 KBS 춘천 시청자위원회 위원장(강원대 총장)은 “KBS가 올해를 AI 방송 원년으로 선포하고 AI를 방송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수신료 현실화를 통해 시청자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AI 방송기술 개발과 방송 AI에서의 상생과 평등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구 KBS 청주 시청자위원회 부위원장(심텍 대표이사)은 수신료 통합징수 관련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된 4월 17일을 ‘시청자의 날’로 제정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박장범 KBS 사장은 “수신료를 내주시는 시청자를 대표하는 시청자위원회의 말씀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KBS가 안정적인 재원을 바탕으로 공영방송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BS는 1981년 월 2,500원으로 책정된 후, 45년째 동결된 수신료를 합리적인 선에서 현실화하는 대책 마련에 나선다. 지난해 7월 전기요금과 분리고지가 시행됐던 TV 수신료는 방송법 개정안 국회 재의결로 다시 통합징수로 돌아갔지만, 이는 수신료 현실화가 아닌 원상회복에 불과하다.
KBS는 지난해부터 1년여간 시행됐던 TV 수신료 분리고지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급부상으로 인한 방송 환경 변화, 광고 부진 등의 영향으로 올해만 1,000억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 수신료 현실화 없이는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고, 이는 공영방송의 재정적 부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BS는 수신료 인상안을 놓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 수신료 현실화를 목표로 방송 산업의 AI 혁신을 이뤄내고, 재난방송 강화로 시청자를 재난으로부터 보호하며, 대하드라마 제작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저출생·고령화 어젠다를 이끌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KBS는 TV 수신료의 합리적인 인상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TV 수신료는 방송법 제65조에 따라 KBS 이사회가 심의·의결한 후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 승인을 얻어 확정된다.
한편,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KBS가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기 전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김건희씨가 수수한 명품백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에서 만든 쪼만한(조그마한) 백”이라고 표현한 것 등 과오들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에 대한 조치를 먼저 선행해야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