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신년 기자간담회…"주니어 ISA 당국 건의 등 지속"
"주주환원 촉진 위한 배당, 세제 합리화 등 과제발굴 추진"
공모펀드 직상장 2분기, 3월 4일 대체거래소 출범 준비 등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자본시장 밸류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 국회, 기업 등 모든 경제 주체가 힘을 모아 밸류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5일 오전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2025년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밸류업의 흔들림 없는 추진 등 올해 협회의 5가지 추진과제를 밝혔다.
서 회장은 자본시장 밸류업이 국가적 아젠다이자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여러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주주환원 촉진을 위한 배당, 세제 합리화 등의 과제를 꾸준히 발굴하고 추진하겠다"며 "운용사는 주주 인게이지먼트를 책임감 있게 행사하고, 증권사는 리서치 커버리지 확대,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N) 시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밸류업 동참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협회가 현재 논의 중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의 상향, 주니어 ISA 등 새로운 유형의 ISA 도입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자산형성을 위해 도입된 ISA는 2024년 11월 말 기준 가입자 수 587만 명, 가입금액 32조 원으로 명실상부한 국민 재테크 통장으로 자리잡았다"며 "가입 대상을 미성년자로 확대하는 주니어 ISA 도입 또한 지속적으로 당국에 건의해 국민 모두의 ISA로 거듭나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 혁신과 인프라 개선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회장은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지형이 급변하고 있고, 앞으로 더 다양한 투자 방식과 금융 상품이 출연하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금융투자업계의 디지털 혁신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모펀드 직상장은 2~3분기에 가능하도록 협회의 업무 역량을 총 집중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13일 공모펀드 상장거래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공모펀드도 상장지수펀드(ETF)처럼 편리하고 낮은 비용으로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공모펀드가 과거처럼 간접투자 방식의 형태로 투자자에게 다가가는 것은 이제 시대적인 뭐랄까 낡은 시대적인 반응"이라며 "이제 투자의 패러다임이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 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공모펀드도 직접투자 시장 쪽으로 보는 것이 맞다 생각해 공모펀드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 사례도 공모펀드를 ETF로 변환해서 상장하는 그런 추세가 있다"며 "실제로 미국 같은 경우 공모 리추얼 펀드 ETF 상장하기 위해서 지금 SEC에 신청해 놓은 회사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3월 4일 출범할 예정인 대체거래소에 대해선 "복수 시장에서 원활한 주식거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필요사항을 점검하고, 거래상품을 다양화 해 경쟁을 통한 자본시장 인프라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 도입 필요성도 더 강력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서 회장은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으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관련 사업이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라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에 뒤처지지 않도록 토큰증권(STO) 제도화를 지원하고 가상자산 추종 ETF 활용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ETF 출시 또는 토큰증권 법제화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묻는 질의에는 "비트코인이 10년 후에 없어진다는 사람들이 있으니 많이 투자하기 좀 불안하실지 모르지만 포트폴리오에서 1% 정도는 담고 싶다는 니즈를 갖고 있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기초로 하는 ETF는 한국시장에 상장시켜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해주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서 회장은 말했다.
고령층의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가 이전보다 높아진 가운데 현재와 달리 자본시장법상 투자자산으로 인정되는 경우 거래 투명성·안정성 제고 등 순기능이 있을 것이란 시각으로 해석된다.
국민자산 형성과 모험자본 공급의 원활한 환경 조성에도 힘쓰겠다고 제시했다.
서 회장은 "올해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법안이 국회에서 꼭 통과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사적연금 현황에 대해선 "낮은 수익률 등으로 안정적인 노후 소득 보장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퇴직연금의 80%에 육박하는 비중이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디딤펀드'의 경우 작년 9월 25일 출시 이후 약 4개월간 평균 수익률이 3.5%를 보이고 있고, 상위권 펀드의 경우 10여개는 7% 넘어 수익률 측면에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디딤펀드는 금투협회와 자산운용사들이 공동으로 선보인 퇴직연금 상품으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자산배분형 펀드다.
서 회장은 올해 디딤펀드의 상품 라인업 추가 및 판매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디딤펀드가 가장 잘 팔리는 증권사의 경우 MTS(앱)에서 디딤펀드가 잘 보여지도록 하고 있다"며 "업계에서 단축 경로라고 부르는데 이를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 판매 부분도 직접 나서서 설명을 다시 한 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의 경우 아시아 톱티어급의 증권사 도약을 위한 업무범위 확대, 제한적 제도 개선 지원 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법인지급결제 허용, 외환업무 범위 확대 등 과감한 규제가 절실하다"며 "증권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업활동 전반에 있어 원스톱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소형 증권사에 대해서는 "특화 전략 지원과 운용사의 판매 채널 다양화 등 업계의 고른 발전 기반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와 활성화 추진도 과제로 언급됐다. 서 회장은 "장기투자 펀드에 대한 소득공제 및 배당소득 비과세와 함께 외화, MMF 대상 통화 확대 등 운용사 신상품 출시를 지원하고 연기금 등 운용규모 확대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본시장 혁신의 시발점인 사모펀드가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지원하고 자본시장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수탁 및 판매 환경을 개선하고, 각종 불합리한 규제를 합리화해 사모펀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금투업계의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도 당부했다. 서 회장은 "투자자 신뢰의 상실은 업계 조정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복되는 금융사고와 불완전판매로 인한 투자자 불신을 회복하기 위해 업계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내부통제를 체계화 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금융투자 교육에 대한 과제도 제시했다.
서 회장은 작년 '금융과 경제생활'이 고등학교 선택과목으로 신설된 것에 대해 "정말 환영한다"며 "선택과목이라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굉장히 큰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모두가 빠짐없이 투자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교육부와 논의하는 등 2023년 취임 이후부터 투자자 교육을 역점사업의 하나로 추진해왔다.
서 회장은 "은퇴 이후 기대 수명이 증가하고 복잡한 금융상품이 계속 등장함에 따라 현명한 투자와 위험관리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며 "금융투자 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투자자가 금융역량을 갖추고 자기책임 원칙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초등 돌봄 학교부터 시니어 디지털 금융스쿨까지 100세 시대 세대별 맞춤별 관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