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족돌봄휴가, 이제 증빙하라" 카카오 통보에 직원들 반발

2025-04-10

카카오가 휴가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직원 기강잡기에 나섰다.

10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휴가 시스템 개선 사항을 공지하면서 그 일환으로 “앞으로는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할 때 증빙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가족돌봄휴가는 연차 외에 연간 10일씩 제공되는 카카오의 복지 제도다. 임직원에게 자녀·부모·형제·자매 등에 대한 교육기관 방문(자녀), 질병, 사고 등의 돌봄 사유가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은 내부 시스템에 휴가 신청만 누르면 자동으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증빙 자료를 제출하도록 시스템을 바꾼다는 것이다.

카카오 노동조합(크루유니언)에 관련 불만이 접수되는 등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갑자기 제도를 변경한 이유를 많이 궁금해했고, 일부는 ‘가족이 아파서 병원에 다녀올 경우에 앞으로는 병명이 적힌 문서를 회사와 공유해야 한다는 거냐’는 불만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하루 뒤인 이날 오전 회사 측에 면담을 신청했고 양측은 앞으로 내부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 이 문제를 다뤄나가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가족돌봄휴가는 단협사항에 포함되는 유급휴가다. 회사가 갑자기 이 제도를 변경하기로 한 게 단협 위반 소지가 있는지 여부도 따져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가족돌봄휴가를 원래 정해진 목적 외로 사용한 사례가 적발됐기 때문에 회사가 제도 변경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 내부 직원 기강을 잡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 직원은 “그동안 회사가 재택근무나 휴가 사용 등에 있어서 직원들에게 폭넓게 자유를 준 건 사실”이라며 “이제야 회사가 좀 더 ‘회사’처럼 바뀌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가족돌봄휴가 증빙 논란에 대해 “크루(직원)들 의견을 반영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에 대해 반영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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