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이짱' 사진작가, 이번엔 서울 담았다

2025-02-28

십 수년 전 깜찍한 바가지 머리에 크고 까만 눈의 세 살 배기 소녀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적이 있었다. 양 볼을 빨갛게 물들인 채 눈 속을 뛰어다니며 천진하게 웃고, 콧물 방울이 맺힐 정도로 서럽게 우는 얼굴. 찡그린 눈썹과 흐르는 콧물마저 사랑스러운 이 소녀 ‘미라이짱’을 세상에 알린 일본 사진작가 가와시마 고토리의 국내 첫 개인전이 26일부터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작가의 상업 데뷔작 ‘베이비 베이비’ 연작부터 그의 대표작인 ‘미라이짱’ 연작, 서울의 일상을 포착한 미공개 최신작까지 총 309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초대형 전시로 그의 작업 세계 전반을 깊이 들여다볼 기회다.

작가는 인물 본연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사진들로 국내외 사진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한 명의 피사체를 오랜 시간 촬영하며 유대감을 쌓아 대상의 자연스러움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필름 카메라 특유의 따뜻함과 부드러운 색감, 인물의 솔직한 얼굴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그의 사진들은 노스텔지어를 자극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2011년 발표된 작가의 대표작 ‘미라이짱’은 그 정수다. 작가는 친구 딸의 매력에 빠져 2년 간 인구 5만 명의 작은 섬을 계절마다 오가며 아이가 만든 일상의 반짝거리는 순간들을 담았다.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 아래 아이는 카메라 앞에서도 거침없이 울고 웃고 장난친다. 전시에서는 이런 미라이짱의 일상과 여행의 순간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첫 공개되는 ‘사랑랑’ 150여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사랑랑’은 작가가 좋아하는 한국어인 ‘사람’과 ‘사랑’을 합친 단어로, 지난해 가을과 겨울 서울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모았다. 작가는 “사진이 어려워졌다고 느꼈던 순간 방문한 서울에서 새로운 감각을 느꼈다”며 “다시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사진 찍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했다”고 떠올렸다. 그렇게 필름부터 디지털까지 총 7대 카메라를 동원해 곳곳을 누비며 시선에 닿은 서울을 모조리 카메라에 담았다. 노을 진 한강부터 을지로의 오래된 간판까지. 모든 것이 선명하고 아름답게 보였다는 작가에게 서울은 어떻게 비췄을지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 밖에 일본 배우 나가노 다이가를 장기간 촬영한 ‘길’과 ‘세계’ 연작, 다이가와 대만 배우 야오 아이닝이 일본 오사카에서 데이트 콘셉트로 찍은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어서’ 등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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