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똥찬 노래 아닌데 쟤 뭐야?” 빈 오페라 홀린 3수생 박주성

2025-12-25

지난 21일 오스트리아 빈의 오페라는 밤 10시 가까이에 끝났다. 분장을 지운 성악가가 오페라 극장에서 가까운 식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연은 역시 쉽지 않았어요.”

2024년 9월부터 이 자존심 높은 오페라 극장, 빈의 심장과도 같은 국립 오페라단에서 중요한 배역을 맡고 있는 성악가. 빈 국립 오페라의 유일한 동양인 솔리스트인 바리톤 박주성(32)이다. 옆쪽 테이블에 앉은 오스트리아인 노부부가 그를 보고 아는 체를 한다. 눈인사로 격려를 보내온다. 오페라 한 편을 관람하고 난 옅은 흥분이 느껴진다.

조금 전 끝난 오페라 ‘라 보엠’에서 그의 소리는 분명했다. 세계적 수퍼 스타인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 또 쟁쟁한 성악가들과 합창단,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가세했던 무대에서 박주성은 단단한 존재감으로 무대를 누볐다. 소리에는 기품과 안정감이 있었고, 동작과 연기는 과감했다. 빈 국립 오페라는 해를 거듭할수록 그에게 더 비중 있는 역할을 맡기고 있다.

박주성은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사실 노래를 그만두려고 마음먹었을 때 빈에 오게 됐어요. 지금도 어떤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엄혹하던 코로나의 팬데믹 시기에 음향도 엉성했던 줌(zoom)으로 노래하고 빈에 오게 된 성악가, 아무리 노래해도 노래하는 방법을 모르겠었다는 그가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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