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SBI저축은행이 OK저축은행을 제치고 업계 총자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예금금리를 인상하며 수신 규모를 확대한 영향이다. 반면 OK저축은행은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수신 확보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3일 각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총자산 규모는 14조2042억원으로 1분기 말(13조4074억원) 대비 7968억원 증가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13조1744억원으로 1분기 말(13조6612억원) 대비 4868억원 감소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창립 12년 만에 SBI저축은행을 꺾고 처음으로 총자산 1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OK저축은행은 7000억원의 유가증권 투자를 늘리며 총자산 규모가 SBI저축은행보다 2538억원 앞섰다. SBI저축은행이 수신 자산을 크게 줄인 영향도 있다.
그러나 2분기 들어서는 SBI저축은행이 OK저축은행과의 총자산 격차를 1조원 이상 벌리며 1위를 탈환했다.
SBI저축은행이 다시 1위에 오른 건 수신 잔액을 늘린 영향이다. SBI저축은행은 금리 인하기 수신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지난 4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p) 인상해 최고 연 3.2% 금리를 제공했다. 이에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기준 총수신은 11조7580억원으로 1분기 말(11조36억원) 대비 7544억원 증가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지난 4월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11%p 낮췄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의 총수신은 10조9773억원으로 전 분기(11조5734억원)보다 5961억원 줄었다.
또 OK저축은행은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부실채권 상·매각에 집중한 점도 자산 규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으로 OK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분기 9.08%까지 올랐으나 상반기 7.53%까지 낮아졌다.
여신의 경우 두 저축은행 모두 축소됐다. 올해 상반기 SBI저축은행의 총여신은 11조2178억원, OK저축은행은 10조624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1081억원, 2315억원 줄었다.
교보생명에 인수되는 SBI저축은행은 향후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자산 규모를 더욱 늘릴 전망이다. SBI저축은행은 교보생명에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된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최대 주주인 SBI홀딩스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인수 금액은 약 9000억원이다.
반면 OK저축은행을 보유한 OK금융그룹은 상상인·페퍼저축은행 인수가 무산되면서 외형확장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OK금융은 지난해부터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으나 매각가 조율 등에서 협상이 결렬됐다.
수익성은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모두 크게 개선됐는데 순이익 1위는 SBI저축은행이 가져갔다. SBI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6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62억원으로 늘었으며, OK저축은행은 73억원에서 331억원으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