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텔 국장 취임 후 크게 늘어…"충성 요구·반대 용납 않는 분위기 심각"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캐시 파텔 국장 취임 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거짓말 탐지기 사용을 크게 늘렸으며, 때로 직원들에게 파텔 국장을 비난한 적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묻기도 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 FBI가 고위 간부들에게 인터뷰와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파텔 국장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고 전했다.
한번은 '파텔 국장이 업무용 총기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유출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FBI 직원 수십명에게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받도록 한 일도 있었다.
수사 요원이 아닌 국장이 업무용 총기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내부에서 누가 언론에 흘렸는지 알아내기 위해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중 몇 명이 구체적으로 파텔 국장에 대해 질문을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
FBI가 국가를 배신했거나 기밀을 다룰 자격이 없다는 의심이 드는 직원들을 찾아내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러나 거짓말 탐지기의 잦은 사용과 동원되는 질문의 성격은 FBI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범위한 정보 유출 단속과 함께 파텔 국장이 대중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민감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전직 FBI 관계자들은 파텔 국장의 이러한 조치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으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한다.
또 FBI 내에 충성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심해지고 있으며 반대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파텔 국장이나 댄 본지노 부국장을 험담하는 직원들은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라고도 했다.
파텔 국장 체제에서 FBI는 매우 공격적인 방식으로 거짓말 탐지기를 활용해왔다. 한 요원은 휴직처리된 뒤 다시 불려 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는 지나친 조치로 보복적 성격이 강하다는 게 전현직 FBI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FBI 직원들 사이에서는 내부에 밀고 세력이 있다고 보고 동료간 불신도 커지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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