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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일보 】 "본 기자는 언제나 대형마트로 취재를 나갈때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사고 싶은 게 있어도 일이 끝나고 다시 오자". 쇼핑 욕구를 자극하는 수많은 제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순간 기자란 신분을 망각한 채 소비자로서의 욕구를 끌어올리는 다채로운 상품 구색에 이 같은 원칙 역시 잊는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이 원칙은 단 한 번도 어겨진 적이 없었건 것 같다. 그러나 이 같은 원칙은 19일 오후 부로 깨지고 말았다.
지난 12일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클럽(이하 트레이더스) 마곡점이 단장을 마치고 오픈했다. 마곡점은 전국 기준 23호 매장이자, 서울시에서는 월계점에 이은 두 번째 매장이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서울시 강서 지역의 첫 '창고형 할인점'이다. 마곡 신도시 내 첫 대형마트라는 점에서 오픈 이전부터 인근 주변의 최대 관심사로 주목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매장 초입부터 이 같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한 듯 대단했다. 심혈을 기울여 온 만큼 매장 초입부터 다양한 상품들로 소비자들을 맞이했다. 오픈 준비를 해온 이들의 열정이 감동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기존 월계점보다 깔끔하고 널찍한 매장 크기는 물론, 오직 마곡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색 있는 쇼핑 코너 등이 완벽하게 준비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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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역 바로 앞 원그로브 빌딩 지하 2층에 위치한 트레이더스 마곡점에 도착하자마자 'T카페'가 눈에 띄었다. T카페에서는 고물가 속 1만원 후반대 45cm 대형 피자부터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한 가성비 쌀국수 등을 만나볼 수 있는 일종의 휴게 공간이자 식당이다.
조각 피자의 경우 3천원대, 치즈오븐 스파게티는 7천원, 더블미트 치즈버거 세트 3천900원, 닭 반 리 쌀국수 6천500원, 아메리카노 커피는 1천원에 판매하는 등 '물가 잡기'에 집중한 이마트의 노력이 엿보였다.
T카페에서 조각 피자와 아메리카노를 즐기고 있던 한 소비자는 "가격이 워낙 저렴해 맛에 대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먹어보니 이보다 높은 값을 받는 식당과 거의 비견할 수준"이라며 "앞으로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자주 찾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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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각종 전자제품이 전시돼 있는 코너가 소비자를 맞이한다. 이곳에는 삼성, LG 등 국내 대형 가전업체부터 애플, 닌텐도 등 해외 가전업체 제품 등의 다양한 가전이 준비돼 있었다.
또한, 상품 전문가들은 전자제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을 위한 친절한 설명과 함께 소비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 코너를 넘어서자 어디에서부터 쇼핑을 시작해야 할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실제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현 트레이더스 중 최대 규모(면적 1만1천636m2, 약 3천520평)로 건설됐다. 이마트 측은 마곡점이 3년 내에 매출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분석하고 전체 매장 중 압도적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하남점보다도 10% 이상 면적을 늘려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마트의 노력에 부응이하도 하듯, 매장에는 휴일이 아닌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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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내부로 조금 더 진입하자, 트레이더스의 시그니처 코너인 '트레이더스 로드쇼'가 눈에 띄었다.
트레이더스 로드쇼는 일반 대형마트처럼 한 점포에서 연중 판매하는 것이 아닌, 약 2~3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특색 있는 상품으로 전국 트레이더스 점포를 순회하면서 진행하는 형태의 쇼핑 코너를 의미한다.
마곡점의 로드쇼는 트레이더스 점포 중 최대 규모로 마련됐다. 현재 마곡점에서는 '건담'으로 유명한 반다이 남코의 프라모델 상품이 마련돼 있었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추후 로지텍 게이밍 기어, 젤리, 와규 등 식품 등의 로드쇼를 준비하고 있다.
건담 프라모델에 푹 빠져있다는 한 소비자는 "보통 이런 종류의 상품은 복합 쇼핑몰에 가야 찾을 수 있는데, 마트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면서 취미까지 챙길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럽다"라며 "앞으로 어떤 특별한 상품이 이곳에 찾아올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압도적인 물량과종류의 필수 생활용품·식품을 비롯해 기호식품 등이 준비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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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에는 육류·채소 등 신선 식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마곡역 인근에서 근무한다는 40대 소비자 A씨는 "트레이더스 마곡점이 문을 열었을 당시 소고기를 구입했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며 "트레이더스는 처음이어서 반신반의했지만, 구매한 식품들의 품질이 너무 좋아 다시 찾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30대 소비자 B씨는 "가족 수가 많아 다량의 식품이 필요한 순간이 많은데, 트레이더스가 생기며 장을 보기가 너무 편해졌다"라며 "단순히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준비돼 있는 상품의 종류와 품질도 수준이 높아 앞으로는 이곳에서만 장을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 측은 다양한 유형의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트레이더스 마곡점을 기획할 당시부터 다양한 요소를 고려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곡점은 구도심, 신도시, 오피스 등 다양한 상권을 만족시키기 위한 상권 맞춤형 점포로, 최대 규모 로드쇼 공간 구성해 매장 곳곳에 13곳의 로드쇼 공간을 마련했다"며 "또한 오피스 상권 중심인 점을 감안해 사무용품 품목수를 대폭 늘렸으며 스텐딩테이블, 키보드·마우스, 건전지 등 필수 사무용품 최저가 기획부터 간식류 및 업소용 대용량 냉장고 등도 판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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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직원들의 친절한 소비자 응대도 인상적이었다.
일례로 매장이 너무 넓어 원하는 제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하는 고령의 소비자를 위해 매장의 반대편까지 손수 길을 안내하는 한 직원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으며, 제품이 다양해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해 긴 시간을 들여 각 제품의 특징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설명해 주는 직원도 눈에 띄었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매장이 오픈한 뒤로 소비자분들의 호응이 좋아 덩달아 흥이 나서 친절히 응대해 드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직원들의 서비스는 물론, 제품에 만족하시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도 "창고형 매장이 아직 국내에서는 익숙한 형태가 아니다 보니 어디에서부터 장을 보아야 할지 해매는 소비자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먼저 가서 도움을 드리고, 쇼핑 과정에서의 고민을 해결해 드리는 것이 이곳 직원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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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마트는 고물가 속 트레이더스 매장을 앞으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국내 전체 대형마트 점포 수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이마트의 트레이더스는 꾸준한 신규 출점과 함께 외형 확장을 이어오고 있다. 이마트는 2010년 11월 1호점 오픈 이후 2022년 동탄, 2023년 수원화서점을 오픈하며 현재 22개점을 운영 중에 있다.
트레이더스의 성장세는 수치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2012년 5천640억원 수준이었던 트레이더스 매출은 2024년 3조5천495억으로 확대됐다. 2024년 연간 매출은 2023년 대비 5.2% 신장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343억원(59%) 증가한 924억원을 달성했다.
이마트 측은 적은 상품 수를 대단량 단위로 판매하고,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통합 매입을 바탕으로 한 바잉파워 확대, 팔레트·박스 단위 진열을 통한 비용 절감 등이 이러한 성장세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트레이더스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은 일반 대형마트 대비 동일 단량 비교 시 약 10~15%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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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품질, 다양한 상품,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매력적인 매장 구성은 앞서 언급한 본 기자의 '원칙'을 오늘만큼은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1인 가구인 본 기자의 입장에서 많은 상품을 구입할 수 없어 아쉬울 만큼 이마트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다채로운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전문적이고 친절한 직원과 서비스는 덤이었다.
끝으로, 과일 코너에서 딸기를 구입하고 있던 한 60대 할머니의 말씀이 뇌리에 남는다.
"입에 들어가는 건 다 오르고, 살기 참 힘든 시대야. 그래도 이런 곳이 있으니 그나마 사는 거야. 싸고, 맛있고, 무엇보다 볼거리도 많아 장보기가 즐겁잖아. 내가 죽기 전까지 여기가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정말로."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