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없으면 성공없다…'넥스트 케데헌', 이젠 한국에서 만들어야"

2025-11-25

콘진원 '콘텐츠 IP 마켓 2025'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콘텐츠 제작사 SLL이 '콘텐츠 IP 마켓 2025'에서 "'넥스트 케데헌'은 국내에서 제작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아시아 최대 규모 지식재산(IP) 비즈니스 행사 '콘텐츠 IP 마켓 2025'가 열렸다.

이날 박창성 SLL 콘텐츠사업본부 본부장은 'IP 주도권 확보, K콘텐츠 미래를 위한 필수 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펼쳤다.

그는 "K팝과 달리 드라마, 예능, 영화 등의 영상 콘텐트의 글로벌 확산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SLL은 산하 12개 레이블과 함께 드라마, 영화, 예능 콘텐트를 제작하며 다수의 IP를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K콘텐츠가 쌓아 온 모든 것을 압도하는 작품이 등장했다. 바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라고 말했다.

이어 "'케데헌'은 누적 시청이 3억3000뷰를 넘어 서면서 넷플릭스 영화 시리즈 최다 시청을 기록했다. 또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은 빌보드 '핫 100' 차트를 14주 연속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잘 키운 IP는 경제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푸드, 패션, 관광 등 다른 산업군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케데헌'과 컬래버레이션한 의류가 출시되고,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도 연일 매진되고 있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들이 거닐던 장소에는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콘텐츠 소비자들은 단순히 영상물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의 체험과 소비로 연결하면서 콘텐츠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러한 성공이 콘텐츠 업계 종사자로서 반갑긴 하지만, 마냥 기쁜 것은 아니다. IP를 한국 기업이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성공의 효과가 한국 콘텐츠 제작 생태계로 다시 환원되지 못하는 현실이 있다. 업계에서 '케데헌'의 성공을 보면서 '넥스트 케데헌'의 탄생에 대해 고민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IP의 확보와 확산, 특히 IP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창성 본부장은 "작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저희 예능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흑백요리사'는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됐기 때문에 제작사 차원에서 적극적인 IP 활용이 불가능했다. 반면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된 '저스트 메이크업'은 저희가 원천 IP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부가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사가 IP를 보유한 구조에서는 부가 사업을 활용해 얻은 수익을 다시 제작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현재 한국 콘텐트 시장은 제작사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회사에 IP를 판매하는 구조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직접 IP를 개발하게 된다면 상황이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콘텐츠 시장의 초창기를 떠올리면 내수 소비 중심에서 수출을 통한 성장과 확장을 이어왔다. 그는 "'대장금'이 1.0 단계였다면 지금은 2.0 단계라고 생각하는데, 비영어권 시장인 한국에서 기획·제작한 콘텐츠를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이 대표적인 예"라며 "글로벌 플랫폼의 자본과 유통망에 의존을 하게 되면서 제작사가 IP를 보유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적인 스토리를 해외권 시장에서 직접 제작한다면,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는데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런 시장을 3.0 시대라고 생각한다. 현재 광고 시장은 3년 연속 하락세이고, 드라마 제작 편수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광고 중심의 TV 드라마는 제작 단가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인해 국내 제작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글로벌 OTT는 국내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IP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글로벌 OTT들이 국내 시장에 투자하면서 K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하지만 역설적으로 영상 콘텐츠 시장이 정점을 찍었는데 동시에 위기라는 생각도 든다. 글로벌 플랫폼에 의지만 할 것이 아니라 오랜 단계를 거치며 축적해 온 K콘텐츠의 IP 자산과 저희들만의 제작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탄생해야 한다. 또 글로벌 시자에 직접 뛰어들어 현지에서 기획하고, 제작하고, 유통하기 위한 글로벌 파트너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는 제작사들은 주도적으로 IP를 확보해야 한다. 제작사가 핵심 IP 지분 및 권리를 주도적으로 확보하고, 다방면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함과 동시에 이 수익을 새로운 IP 개발에 투자하는 재환원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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