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의지는 역시 양의지다.”
스타플레이어는 팀이 필요할 때 존재감이 드러난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팀의 반등을 주도하는 주장 양의지 활약에 “공수에서 확실히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며 반겼다.
양의지의 방망이가 따스한 봄 기운에 기지개를 폈다. 양의지는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 경기에서 4타수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양의지의 활약 속에 두산은 연장 11회 승부 끝에 6-5로 역전승, 한때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분위기를 끌어올려 5할 승률(7승7패)에 복귀했다.
배트 끝이 경쾌하고 날카롭게 돌아가는 양의지의 타격이 살아나고 있다. 이날 3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양의지는 선발 최승용이 1회초 3실점하며 난조를 보인 상황에서 1회말 다시 흐름을 가져오는 적시타를 때렸다. 한화 선발 문동주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 2주 주자를 불러들였다. 1-3으로 뒤진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포까지 터트렸다. 볼카운트 1B 1S에서 3구째 바깥쪽 커브를 가볍게 쳐서 비거리 110m 아치를 그렸다.
다시 4-5로 리드를 빼앗긴 8회 선두타자로 좌중간 2루타를 쳤다. 양의지는 이후 대주자 박지훈으로 교체됐고, 3루까지 진루한 박지훈이 폭투로 득점하며 역전의 발판이 됐다.
양의지는 홈런 상황에 대해 “(문동주가)직구가 워낙 좋은 투수라 직구를 생각하고 배트가 나갔는데 커브였다. 툭 던진 배트에 운좋게 맞아 넘어갔다”고 밝혔다.
봄 기운이 완연해지며 양의지의 타격감도 뚜렷한 오름세다. 3월말부터 5경기 무안타로 슬럼프에 빠진 듯했던 양의지는 지난 3일 키움전부터 5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 사이 3안타 경기가 두 차례나 된다.
4월 6경기에서 타율 0.400(25타수10안타)을 치며 9타점 6득점을 쓸어 담았다. 3월 8경기에서 타율 0.174(23타수4안타 3타점 1득점)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양의지는 “확실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타격감이 올라온다. 우리 선수들이 추울 때 타격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웃으며 “나도 추위에 조금 약한 편이다. 더운게 차라리 낫다. 원래 긴팔을 잘 입지 않는데 이번에는 너무 추웠다. 긴팔을 입고 나간 경기에서는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는 발가락 부상 영향도 있었다. 개막 후 두 번째 경기인 지난달 23일 SSG전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가 강하게 왼발을 때렸다. 엄지 발가락 발톱이 들리면서 통증을 안고 경기에 나서면서 개막전에서 2안타를 때린 타격 밸런스가 흔들렸다.
양의지는 “한동안 발가락 부상으로 고생을 좀 했다. 맞고 나서 다음 타석부터 타격이 확 무너졌다. 디딤발에 체중이 실리지 않았다”며 “지난주부터 분위기 전환차 타격 연습 방법을 조금 바꿔서 훈련했고, 사직 원정부터 안타가 나오면서 밸런스를 다시 잡은 것 같다”고 기분좋게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