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고지대 경기는 호흡과의 전쟁, 고지대 훈련은 필수”

2025-12-10

“고지대 적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무조건 고지대에서 훈련해야 한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55)가 멕시코 고지에서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르는 한국남자축구대표팀에 대해 권고한 말이다.

이봉주는 10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마라톤 선수들도 해발 1500m에서 뛰면 평지보다 두 세 배 숨이 가쁘다”며 “고지대에서 가능한 한 오랜 시간 훈련하고 생활하면서 고지에 적응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선수 시절 에티오피아(2000m), 케냐 엘도렛(2400m), 중국 쿤밍(1900m) 등 전 세계 고산지에서 전지훈련을 병행하며 체력적 한계를 극복해왔다. 이봉주는 “고지대에서는 뛰자마자 산소가 부족해 숨이 가빠오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 곧바로 느낀다”며 “고지대에서는 적응하지 못하면 절대 뛸 수 없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내년 6월 멕시코 해발 약 1500m고지인 과달라하라에서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른다. 1차전 상대는 유럽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나라로 내년 3월 결정된다. 2차전 상대는 멕시코다. 남아공과의 3차전은 상대적으로 낮은 500m 수준의 몬테레이에서 이어진다. 한국으로서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무조건 유럽국가를 꺾으면서 32강 진출을 사실상 결정해야 한다.

이봉주는 고지대 경기를 “축구가 아니라 마라톤 경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멕시코 선수들이 홈에서 강한 이유는 바로 고지대 적응을 마쳤기 때문”이라며 “축구는 달리기·정지·가속이 반복되는 종목이라 산소가 부족하면 한 번 끊어진 호흡을 다시 회복하기가 무척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봉주는 “1500m 고지대에 적응하는 데는 열흘 이상이 걸린다”며 “고지대에서는 기술보다 환경 적응이 중요하다. 고지대 경기는 상대보다는 호흡과의 전쟁”이라고 덧붙였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현재 멕시코에서 훈련캠프를 돌아보며 최적의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홍 감독은 오는 12일 귀국해 대한축구협회와 상의한 뒤 캠프 후보군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안할 예정이다. FIFA는 다른 국가들의 선택 등을 모두 고려해 한국 베이스 캠프를 정한다.

1·2차전이 열리는 과달라하라 지역은 6월 평균기온 30℃ 전후다. 고지대라서 그리 무덥지는 않다. 3차전이 열리는 몬테레이는 고도는 과달라하라보다 낮지만 기온과 습도가 훨씬 높다. 한국이 만일 1,2차전에서 승점 3점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면 3차전 남아공전에 ‘올인’해야 하며 이는 향후 토너먼트에 체력적, 정신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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