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대담한 도난 사건이 벌어지자 문화유산의 본고장 이탈리아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유물 보안 체계 강화에 나섰다.
AF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문화부가 AI와 빅데이터 사이버 보안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유물 보호 시스템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번 계획에는 유럽연합(EU)에서 지원받은 자금 7000만유로(한화 약 1160억 원)가 투입된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성명에서 "AI 영상 분석으로 비정상적이거나 수상한 행동을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즉시 경보를 발동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용 알고리즘을 학습시켜 사람의 움직임과 위험 신호를 점점 더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부는 "문화유산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루브르 박물관 도난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전날 AFP·AP통신, BBC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4인조 절도범이 개장 30분 후인 오전 9시 30분께 침입해 단 7분 만에 프랑스 왕실 보석이 전시된 '아폴론 갤러리'의 진열장을 깨고 보석류를 챙겨 달아났다.
범인들은 고강도 보안 유리를 부수고 훔친 뒤 스쿠터를 이용해 도주했으며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았다. 박물관은 사건 직후 하루 동안 문을 닫았고 이미 입장한 관람객은 긴급히 퇴장 조치됐다. 상황을 모르는 관광객들이 계속 몰리면서 현장은 한때 큰 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