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민간 연구자 대상 공모전 개최
달 기지 추진…타이어 기술은 불충분
진공·험지 이겨낼 아이디어 발굴 목표

미국이 월면 운행용 자동차에 장착할 타이어를 개발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민간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상금을 걸고 달 표면 주행에 적합한 타이어를 만들기 위한 기술 공모전을 열기로 한 것이다. 월면 상주기지는 2030년대 운영될 계획이지만, 정작 달에서 사용할 자동차 타이어 기술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 때문에 NASA가 민·관을 따지지 않는 ‘아이디어 수혈’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미국 과학계에 따르면 NASA는 전 세계 민간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월면차에 장착할 타이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공모전을 열기로 했다. 공모전은 올해 가을 시작되며, NASA가 선별한 우수 아이디어는 내년 여름 시제품으로 제작된다.
세계 최고 우주연구기관인 NASA가 월면차용 타이어를 개발하기 위해 민간 연구자들이 가진 기술에까지 시선을 넓힌 데에는 이유가 있다. NASA는 2030년대 달 표면에 인간이 상주하는 기지를 지을 예정인데, 그러려면 건설 노동자나 기지 근무자를 위한 월면차가 필수다.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걷기가 어렵고, 낮과 밤 온도차가 100도가 넘는 달에서는 도보보다 자동차 탑승이 더 안전하고 빠른 이동 방법이어서다.
그런데 정작 월면차 핵심 부품인 타이어 기술은 충분히 진보하지 못했다. 1970년대 초반 아폴로 15·16·17호가 싣고 간 월면차를 우주비행사가 달에서 몬 적이 있지만, ‘실전 투입’은 당시 3번으로 끝났다. 인간이 달에 더 이상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폴로 15·16·17호의 월면차 타이어는 실처럼 얇게 뽑은 스테인리스강을 그물처럼 짜서 만들었다.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지구처럼 공기를 넣은 타이어를 쓰지 못한다. 기압 차이 때문에 터져버려서다. 게다가 월면에는 크고 작은 암석이 많고, 모양새가 날카로운 달 먼지도 깔려 있어 고무 같은 부드러운 재질을 타이어에 쓰기도 어렵다. 아폴로호에 실린 월면차 타이어에는 당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셈이다.
2000년대 중반, 월면차 타이어를 형상기억합금(힘에 눌려도 본래 모양으로 빠르게 돌아오는 특수 금속)으로 제작하는 기술도 나왔지만 실전에서 사용된 적은 없다.
NASA가 이번 공모전을 연 것은 기존 기술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민간 연구자들이 가졌을 가능성 때문이다. NASA는 공모전에서 뽑힌 아이디어로 만든 시제품 타이어를 시험용 월면차에 끼워 지구에서 시속 24㎞로 주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전을 NASA와 함께 진행하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히어로X’는 공식 자료를 통해 “최종 선발된 아이디어는 달에서 이동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