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일타강사 - 무비자 중국 여행
지난 8일 중국 정부가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중국 비자 면제는 전무후무한 사건이다. 2016년 방중 한국인은 519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니까 비자라는 성가신 절차가 있었는데도, 한국인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중국을 방문했다. 그 시절 중국은 한국인의 압도적인 해외여행 1번지였다.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 배치로 인한 한중 관계 경색, 2020∼2022년 코로나 사태 영향 등으로 중국 여행의 인기는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침체 일로였던 중국 여행이 갑작스런 비자 면제 조치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주요 여행사가 앞다퉈 초특가 상품을 내놓고, TV 홈쇼핑 채널도 연일 중국 패키지 여행상품을 틀어댄다. 다시 전성기를 맞은 중국 여행, 무엇이 달라졌는지 또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지 정리했다.
칭다오·상하이…대도시 급부상
“모든 여행상품이 6만원 싸진 셈이죠. 당장 내일이라도 중국을 갈 수 있게 된 것도 획기적입니다.”
‘참좋은여행’ 이상필 홍보부장의 설명대로 중국 여행이 한결 쉬워졌다. 비자 발급비(단체 비자 기준)뿐 아니라 2~4일에 달했던 비자 발급 소요 시간도 사라졌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한국의 비자 면제를 발표하자마자 여행상품 예약이 크게 늘었다. ‘여기어때’는 이달 1~5일 중국 숙소 예약이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4.8배 늘었고, ‘하나투어’는 이달 1~21일 중국 예약이 이전 3주간보다 75% 늘었다고 밝혔다. 하나투어의 지역별 예약 비중을 보면, 장년층이 선호하는 장자제(28.8%), 백두산(9.2%)뿐 아니라 칭다오(11.1%), 상하이(9.6%) 같은 도시도 인기였다.
11월은 원래 중국 여행 비수기다. 겨울도 마찬가지다. 여행업계는 중국 여행이 내년 봄부터 폭증할 것으로 기대한다. 당장은 파격적인 저가 상품이 눈에 띈다. 타이항 산(太行山), 칭다오 지역이 대표적이다. 하나투어·교원투어 등 여행사는 타이항산 4박5일 상품을 10만원대에 팔고 있다. ‘보물섬투어’는 칭다오 2박3일 상품을 8만90000원에 선보였다. 항공권 가격이 아니다. 특급호텔 숙박, 식사 등이 포함된 패키지여행상품 가격이다. 여행사가 비수기에 손해를 감수하는 덤핑 상품인 만큼 세부 조건을 잘 살펴야 한다. 이런 상품은 가이드 팁(약 5만~6만원)을 따로 내야 하고, 하루에도 수차례 쇼핑센터를 들러야 한다. 케이블카, 명승지 입장권 등 핵심 일정이 ‘선택 관광’이어서 추가 비용도 내야 한다.
입국 목적 불분명해 거절당하기도
여행업계는 당분간 패키지여행으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본다. 개별 자유여행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중국은 패키지여행이 아니면 여러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나라여서다.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중국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건 무리일까. 꼭 그렇지는 않지만, 명심해야 할 주의사항이 많다.
중국이 한국인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건 2025년 12월 31일까지다. 처음 발표 때는 여행 기간을 15일로 제한했으나, 이달 22일 30일로 전격 확대했다. 이로써 ‘중국 한 달 살기’ 여행도 가능해졌다. 비즈니스, 관광, 친지 방문은 물론이고 별도 비자가 필요했던 ‘교류 방문’까지 무비자를 허용했다.
중국은 입국할 때 방문 목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비자 면제 시행 이후 목적이 불명확해 입국을 거절당한 한국인이 있었고, 중국에서 결핵에 걸린 이력이 있는데 완치 사실을 증명하지 못해 입국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관은 “귀국 항공권, 중국 현지 연락처 등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숙소도 중요하다. 4성급 이상 호텔은, 호텔이 여행자 신상을 중국 정부에 대리 신고해준다. 하지만 여행자가 가정집이나 3성급 이하 호텔에 묵는다면, 직접 중국 현지 파출소를 찾아가서 ‘주숙 등기’를 해야 한다. 참고로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2022년 중국 본토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무엇보다 중국은 모바일 환경이 열악하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비롯해 구글맵·인스타그램·유튜브 등을 쓸 수 없다. 정히 필요하면 VPN 앱을 내려받아 우회 접속해야 한다. 중국 공안이 일반 여행객의 휴대전화를 불심 검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행위는 위법으로 간주하니 조심해야 한다.
중국은 비자·마스터 같은 글로벌 신용카드도 거의 안 통한다. 대신 간편결제가 보편화했다. 노점상도 현금을 받지 않고 모바일 QR코드로 결제하는 게 일반적이다. 중국을 가기 전에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을 내려받아 기능을 익혀두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