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킬라 붐'이 가라앉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폭탄 관세까지 예고하자 멕시코 데킬라의 재고가 쌓여만 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멕시코 데킬라 규제위원회(Tequila Regulatory Council)는 2023년 말 기준 숙성 중이거나 병입을 기다리는 데킬라의 재고가 약 5억2500만 리터(L)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생산된 5억9900만 리터의 데킬라 중 약 6분의 1이 재고로 남아 있다.
데킬라는 멕시코의 따뜻한 기후로 인해 다른 숙성 증류주에 비해 빠르게 증발한다. 대부분의 데킬라는 배럴에서 3년이면 증발해 사라진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트레버 스털링(Trevor Stirling)은 “판매되는 것보다 증발하는 데킬라가 훨씬 더 많고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데킬라의 수요 감소와 최근 멕시코에서 가동을 시작한 새로운 증류소 생산력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스털링은 이어 “데킬라 산업은 격동의 2025년을 맞이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데킬라는 미국에서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제고가 증가했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는 유명 배우인 조지 클루니가 데킬라 브랜드 '카사미고스'의 광고를 맡으며 데킬라 호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음주를 줄였고, 데킬라 수요가 다시 감소했다.
음료 데이터 제공업체 IWSR에 따르면 미국 데킬라 소비량은 전년도 대비 2017년 17%, 2023년 4% 증가했지만 올해는 1.1% 감소했다.
더불어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것 또한 데킬라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은 멕시코의 데킬라 전체 수출량 중 80%를 차지했다.
라몬 곤살레스 데킬라 규제위원회 회장은 “(미국) 소비자들이 (데킬라에)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의 발에 총을 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