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대면거래 늘어나는데…'HTS·MTS 장애' 5년새 412건

2025-03-13

최근 5년간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서비스에서 400여 건의 장애 사고가 발생해 200억 원이 넘는 이용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표 5대 증권사 중 3곳에서 매년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는데 이용자 피해 금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MTS·HTS를 통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지만 매년 유사한 서비스 장애가 반복되면서 증권사의 소홀한 관리가 이용자의 불편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서울경제신문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2020~2024년 국내 48개 증권사 전산 장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HTS·MTS 서비스 장애는 총 412건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210억 원이다. HTS·MTS는 고객이 증권사 점포를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PC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비대면 주식거래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점포 수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들의 국내 지점(영업소 포함) 수는 750개로 1년 전(816개)보다 66곳 감소했다. 주식거래를 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HTS·MTS 서비스 의존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HTS·MTS 서비스 장애는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60건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는데 2021년 84건, 2022년 76건, 2023년 98건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발생한 서비스 장애는 94건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서비스 장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원인은 시스템·설비 장애 및 프로그램 오류이며 외부 요인에 따른 어려움도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인원은 총 21만 1593명이다.

국내 5대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삼성·NH·KB)도 서비스 장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5대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은 이 기간 매년 1건 이상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16건의 장애가 발생하는 동안 65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서비스 장애 건수 기준으로는 NH투자증권이 41건(피해 규모 4억 원)으로 5대 증권사 중 가장 많았으며 삼성증권 27건(19억 원), 미래에셋증권 14건(5억 원), KB증권 8건(646만 원) 순이다. 특히 이달부터 대체거래소(ATS) 운영에 따른 복수 거래소 시대가 열리면서 MTS 오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비스 장애로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은 보상을 다 받지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서비스 장애를 겪은 이용자는 1만 787명이었지만 배상을 받은 인원은 8498명으로 79%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8023명 중 58%인 4668명만 서비스 장애로 겪은 불편에 대한 배상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증권사들이 피해액 40억 원 중 11억 원만 보상해 피해 보상률이 27%에 그쳤다. 박 의원은 “전산 장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증권사의 자체적 노력과 더불어 감독 당국의 감독을 강화하고 전산 장애 배상 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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