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핌] 이웅희 문화스포츠 전문기자="난 아직 멀었다."
프로농구 창원 LG의 슈터 유기상(24·188cm)은 만족을 모른다. 겸손과 노력은 유기상을 지탱하는 두 가지 가치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리그 정상급 슈터이자, 국가대표 주전 슈터로 올라선 비결이다.

유기상은 2023년 KBL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프로 2년차에 KBL 올스타 팬 투표 1위도 차지했다. 국가대표에도 발탁됐고, 주전 슈터로도 활약했다. 전문 슈터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 농구에 유기상은 단비와도 같았다.
프로 3년 차였던 지난 시즌 유기상은 LG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 역시 경기당 2.2개의 3점슛을 넣고 있고, 3점슛 성공률도 36.9%로 준수하다. 프로 데뷔와 함께 꽃길을 걷고 있지만, 유기상은 "난 아직 멀었다"고 자신을 낮추고 있다. 그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잘 하는 형들을 보며 많이 느낀다. 갈수록 나에게 수비가 집중되고 있다. 어렵다. 이를 뚫기 위해선 나 스스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겸손이 아니다. '자신'은 있다. 하지만 '자만'은 철저히 억누른다. 매 순간 노력하는 원동력이 된다. 유기상은 지난 13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에서 3점슛 5개를 모두 놓치는 등 프로 데뷔 첫 3경기 이후 처음으로 무득점에 그쳤다. 팀도 완패했다. 유기상은 14일 연전으로 치러진 고양 소노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팀 일정에 앞서 가장 먼저 고양 소노아레나로 와 홀로 슈팅 연습을 했다. "왜 이렇게 일찍 왔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유기상은 "연습하려고 혼자 택시 타고 먼저 왔다. 어젯밤에도 경기 끝나고 고양 연습체육관을 사용해도 되는지 물었지만,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좋지 않으면 더 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슛감을 찾기 위해 한번이라도 더 슛을 던져 보려고 일찍 나왔다"고 밝혔다.

개인 특훈 효과 덕분일까. 유기상은 이날 소노전에서 3점슛 8개 중 4개를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유기상은 "터프한 상황에서 슛을 잘 던지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상대가 나를 집중마크한다. 동료가 비어있어도, 나에게 수비가 온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슛을 메이드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허벅지 부상에서 복귀한 유기상은 2027 FIBA(국제농구연맹) 월드컵 아시아 예선 윈도우-1 중국과의 2연전을 뛰지 못했다. 그는 "대표팀은 항상 가고 싶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못 가 너무 아쉬웠다"면서 "한참 컨디션이 좋을 때 부상을 당한 것도 아쉬웠다. 시즌 전 준비했던 것들이 잘되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부상을 당했다. 그 감을 다시 찾기 위해 다시 더 뛸 수밖에 없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신인상, 올스타 팬투표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 등 유기상은 프로 데뷔와 함께 빠르게 이룰 수 있는 것들을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심을 잃지 않고 있는 유기상은 "감독님, 코치님이 믿어주시고, 코치님들께서 농구도 많이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도 내게 큰 힘이 된다"라며 "수비 좋은 스코어러가 되고 싶고, 코트에서나 생활에서나 좀 더 좋은 선수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3년 전 기자의 같은 질문에도 같은 답을 했다. 예전도, 지금도 유기상의 목표는 같다. 농구를 잘하는 인성 좋은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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