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린이 무대 앞에서 북받친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무대가 끝난 뒤 그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며 고개를 숙였고, 이혼 이후 눌러 둔 상처가 겹쳐진 듯 한동안 감정을 추슬렀다.
9일 방송된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MBN ‘2025 한일가왕전’에서는 신승태와 예선에서 맞붙었던 쥬니의 리벤지 매치가 펼쳐졌다.
이날 신승태는 “양보는 없다. 한 번 더 이겨서 깔끔한 승부를 내보겠다”며 이은미의 ‘녹턴’을 비장의 카드로 꺼냈다. ‘녹턴’은 헤어질 수밖에 없는 연인과의 마지막 만남이자 이별을 그린 노래다. 신승태의 선곡에 린은 노래가 시작되기 전부터 “‘녹턴’이라니 말 다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승태의 무대가 이어지던 중 ‘사랑 하나로 그 모든 비난을 이길 순 없겠죠. 안 되겠죠’라는 가사가 나오자, 린은 슬픈 표정을 지으며 테이블에 고개를 묻었다. 이후 애절한 감성을 토해내는 신승태의 무대가 진행되는 내내 린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계속 눈물을 흘렸다.
무대가 끝난 후 한일 연예인 판정단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는 상황에서도 린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진정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MC 신동엽이 “너무 많이 울더라. 뭐 때문에 이렇게 눈물을 보였나”라고 조심스레 물었다.
린은 “‘미안해하지 말아요 그대가 잘못한 게 아녜요’라는 부분 때문이었다”라면서 “제가 살면서 미안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신승태 씨가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라고 답했다.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눈물을 훔친 그는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감정을 추스르려 애썼고, 현장에는 먹먹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런 린의 모습에 무대 위에 있던 신승태도 울컥한 표정을 지으며 무대에 깊은 여운을 더했다.
가수 이수와 결혼생활을 이어오던 린은 최근 이혼을 발표했다. 8월23일 두 사람의 소속사 325E&C는 “최근 이혼 절차를 마무리 중”이라며 “어느 한 쪽의 잘못이나 귀책사유 때문이 아닌, 원만한 합의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적 관계는 정리됐지만 음악적 동료로서의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2013년 교제를 공개한 뒤 2014년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듀엣 앨범을 발표하며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한 만큼, 이번 이혼 소식은 대중에게 충격을 더했다.
결혼 생활 내내 따라붙었던 그림자는 이수의 과거 사건이었다. 그는 2009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조사받아 이듬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 사실은 연애 시절부터 결혼 후까지 꾸준히 회자되며 부부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린은 여러 차례 남편을 옹호해 왔다. 2016년에는 블로그를 통해 악플러에 대한 법적 대응 사실을 알리며 “허위 사실 유포(사실적시 포함)와 도를 넘은 인신공격,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적인 말들이 더해진 제 부모님에 대한 욕, 또는 아직 있지도 않은 아이를 상대로 한 내용에는 법의 도움이 필요했다”고 적었다.
2019년에는 SNS 댓글을 통해 “성매매는 사실이지만 그 속에 허위 사실이 난무한다”라고 남기며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는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였다. 린은 당시 유튜브 채널 ‘피디씨 by PDC’에 출연해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제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지금 되돌아보면 싸우고, 또 이기고 싶었던 것 같다”면서 “그게 저랑 남편한테 도움 되는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아주 소수의 분들만 그걸 염려하고 있었긴 했는데, 지금 그게 잘못된 거라는 걸 알고 조금 멈출 줄도 조용히 있을 줄도 알게 됐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게 이런 거구나 마음이 편하다”고 털어놨다.

이후 린은 SNS에 올린 새해 인사 글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냥 접어둡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인사는 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지난 한 해 감사했습니다. 새해, 원하시는 일 다 이루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남겼다. 당시 이 글은 남편의 과거 사건이 재조명되는 시점에 공개돼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읽히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때는 굳건한 신뢰와 애정으로 주목받았던 부부였지만, 올해 들어 린의 발언 기류가 달라진 데 이어 결국 파경 소식까지 전해졌다. 린이 공개석상에서 흘린 눈물은,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이고 일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보인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